여름 타는 것
- 작성자 다소니
- 작성일 2026-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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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47
이 글은 두 번째 글이다. 타인의 앞에서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정제된 글. 그렇지만 생각보다 더 날것인 글. 그만큼 여름에 대한 생각은 나를 물고 늘어진다. 여름은 생각보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한다. 그럼에도 "봄 탄다, 가을 탄다"라는 말은 쓰지만 "여름 탄다"라는 말은 잘 쓰지 않는다. 그렇다면 "여름 탄다"라는 건 어떤걸까, 생각해본다. 어떤 여름은 뜨겁고, 어떤 여름은 축축하다. 어떤 여름은 초록색이고 파란색이고 노란색이고... 어떤 여름은 시끄럽고 어떤 여름은 고요하다. 여름은 어딘가 떠나고 싶게 만들고, 시원한 바람이 불면 그대로 휘날리고 싶게 한다. 여름 밤이 주는 공기는 축축하고 덥지만 동시에 시원해서, 뻔한 것도 뻔하지 않게 만들고 모든 기억을 추억으로 바꿔준다. 또 그러면서도 여름의 더위는 구질구질한 것은 더 구질구질하게, 빛나는 것은 더 빛나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지, 영화에 나오는 청춘은 죄다 여름이다. 반짝이는 청춘, 울었던 청춘, 찌질한 청춘, 사랑하는 청춘. 죄다 지겨울 정도로 여름으로 시작해, 여름으로 끝난다. 봄에는 벚꽃이, 가을은 단풍이, 겨울엔 눈이 계절을 계절답게 만들던데, 여름 혼자 훅 끼치는 더운 공기로 시작을 알린다. 또 여름은 길고, 생명력이 넘치고, 특별하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도, 부쩍 늘어나는 길거리 아기들의 울음 소리도, 내 귀에는 좋게만 들린다. 빛나는 것은 더 빛나게 만든다. 여름은 길고, 생명력도 의욕도 넘쳐서. 다들 무엇인가를 해낸다. 그만큼 여름이 지나면 허망하다. 아쉽고, 여름을 붙잡고 싶다. 구질구질한 것은 더 구질구질하게 만든다. 여름 밤은 축축하고, 시원하고, 울고 싶고, 웃게 되고. 여름이 오면 자꾸만 나의 청춘이 영원할 것만 같다. 영원하다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받아들이기 어려워진다. 아무것도 안 한 기분이 들어 연말이 싫다던 내게 "아무것도 안 하진 않았을 거야." 라고 위로해주던 친구가 가끔 생각난다. 그때는 몰랐는데, 그런 기억에 남는 위로 한 마디가 참 어렵다는걸. 그 친구에게 또 묻고싶다. 난 정말 괜찮은 청춘을 보내고 있어? 한 여름 밤의 생각은 걷잡을 수 없다. 자꾸만 허상을 붙잡게 되고, 현실을 놓친다. 이런 것이 여름 타는 게 아닐까. 자꾸만 영원한 청춘을 쫓게 되는 것. 여름이 지나면 곧 허상이고, 아무것도 아니게 되는 것을 쫓는 것. 그러니까 여름 타는 것이 맞지 않을까. 우리가 영원을 믿을 수 없는 이유는 잃는 것이 두려워서라고 생각하는데. 노래에서는 차라리 영원을 믿는 쪽이 마음은 편하다고 말한다. 그럼 나도 영원이라는 허상을 믿어 볼까. 원래 믿는 허상이 하나 쯤은 필요하지 않나.
여름 밤이 주는 공기는 축축하고 덥지만 동시에 시원해서, 뻔한 것도 뻔하지 않게 만들고 모든 기억을 추억으로 바꿔준다. 여름 타며 하던 나의 이 고민 또한 추억이 되리라. 그렇게 여름 밤의 허상 하나 믿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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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시여 저는 잘못된건가요. 어째서 저는 태어난건가요.당신의 뜻을 온전히 따르지 못하고저는 언제나 지식을 갈구합니다.당신은 우리에게 삶을 주었다 했지만,에덴에서 선악과를 먹지 않은 인간이정말로 이성이 있는 존재인가요.어째서 우리는 이성을 가진것을 원죄로 여기게 된거죠.당신을 사랑합니다.정말로 사랑하기에 알고 싶었습니다.그치만 그 이성이 나를 죽이고 있습니다.제 주위의 모두가 괜찮습니다.모두가 괜찮은데, 나 혼자만 안괜찮다면 나는 잘못된건가요.신이시여 제발 답을 주십쇼 저를 구원해주십쇼.살고싶습니다.너무도 고통스럽습니다. 천국에 가야한다면, 우리는 모든 일을 참아야만 하나요.땅 위의 삶은 그저재판의 과정일 뿐인건가요. 신이시여 제발 내게 답을 내리소서.
- 이제형
- 2026-09-08
베란다에 먼지 내려앉아 있고 (이봐,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걸. 더 공감각적인 심상을 유도해보는 게 어때.) 이, 조용히 하지 못해. 내가 하려는 말은 그게 아니야. (어쨌든 글은 문장이 초라하면 그걸로 끝이야,) 그러니까 방금 전에, 햇빛이 조금씩 기울던 그 때에, 베란다에 나가 보았죠. 맨발로 미적지근한 타일 위에 올랐더니 먼지가 발바닥에 달라붙는 느낌이 났어요. 베란다는 거실 한쪽 벽면에 붙어 있어요. 화분 같은 것은 없고 옛날에 쓰던 물품들이 상자 안에 담겨 있고 그것들이 쌓여 있어 엄청 복잡스러워요 그래요 아, 중요한 건 일단 그곳 창문틀에 끼워져 있던 유리창이 모두 빠져 있어서, 바깥이 손에 닿을 듯 선명하게 보였다는 거. 그러니까, 구름이나 옆 건물 벽돌 사이사이도 말예요. 아니, 그것보다도 바닥에 매미가 떨어져 있었는데요. 좁은 공간에 세 발짝 정도 나아가니 발을 앞으로 조금만 움직이면 그 움츠리고 있는 매미를 건드릴 수 있는 거리였어요. 살아있는 걸까. 궁금했고, 또 할일도 없었죠. 구월이면 매미는 죽는 건가? 하나 이 매미가 죽었다고 해서 다른 매미도 그럴 거라는 보장은 뭐 없겠죠. 그리고 정말 죽은 건지도,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매미를 엄지발가락으로 톡, 쳤어요. (만약 매미가 날개를 털며 날아올랐다면 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베란다에서 뛰쳐나왔겠죠.) 매미가 움직이면 곧장 거실로 몸을 피할 수 있게 반대쪽 발은 몸의 뒤쪽에 둔 채였어요. 안 움직였어요. 그래서, 아아, 죽었구나. 생각하고 몸을 숙여서, 무릎을 굽히고 오른손으로 매미를 조심히 들어올렸어요. 그때 제 옆 얼굴로 무료한 저녁 바람이 솔솔 불었어요. 투명한 날개는 맑고 그속의 번개 맞은 나뭇가지 문양은 섬세했어요. 등은 곱게 자란 나무껍질 같고, 두 눈은 이름모를 설익은 열매 같았는데 손가락 끝으로 눌러보니 꽤 딱딱했어요. 두 손에 들린 매미는 이미 죽었어요. 매미가 살아있었다면 저는 이것을 부드러운 두 손바닥 위에 올릴 용기가 없었을 거예요. (판에 박힌 전개죠. 그러나 인간의 사고 전개가 이런 걸 어떻게 하라구요.) 저는 불현듯 (?) 생각이 났어요. 죽은 것의 눈. 살아있었다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고 만질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동그란 보석 같은 눈. 그것의 촉감을 느끼고 있었어요. 매미가 단지 죽어서, 그래서. 매미의 사후 세계라는 말이 머릿속에서 피어올랐어요 연기처럼 으스스하게. 하늘은 노란빛을 천천히 놓아주고 귀뚜라미 우는 소리가 오른편으로 내려다보이는 산의 이름 모를 잎들 사이에서 들려왔어요 바람이 이따금 강하게 불어 귓바퀴에 공기 주머니가 웅웅, 울리는 소리가 났어요. 하늘은 점점 어둑어둑해지는데. 매미의 사후 세계는바로 여기가 아닐까, 여기가 아닐까. 제가 언젠가 죽는다는 생각을 하면 사후 세계에 대한 알 수 없는 막연한 생각들이 잘못 불 붙인 폭죽처럼 흔들흔들거려요 그러나 한 사람은 하루에 수도 없이 죽고 나는 그들 이름 모를 그들의 사후 세계에서 숨을 쉬며 아직은 닳지 않은 폐로 꽤 숨을 쉬고 있는 거예요또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내가
- 드시코
- 2026-09-07
무엇인지 알 수 없던 땅에 선을 긋고, 그 선들이 나와 타인을 구분해 주었다. 나라는 존재가 생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모두가 바닥에 무릎 꿇어 선을 그리고 있었다. 선을 그릴 수록 사람은 선명해졌다. 선이 선을 찌르며 나아갔다. 성별은 다른 생물이 되었고 대화를 나눌 생물은 거울이었다. 외모는 선을 그릴 자격이었으며, 땅이 끊임없이 잘려나갔다. 나의 옆에서 시작된 선들이, 땅을 가르고 있었다. 갈린 땅들은 이내 무너져 사라졌다.사방이 절벽인 땅 위에서 홀로 앉아있다. 그릴 땅은 없다. 나는 웃고 있나?
- 이제형
- 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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