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보내는 생일 편지
- 작성자 방백
- 작성일 202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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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436
우리는 별을 사랑해서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책 코스모스 첫 장에 나오는 어떤 아마추어 천체학자의 묘비명이야.
네가 사랑하려는 모든 마음이 어둠을 무찌를, 힘이 되어주길 바라며.
2026. 1. 11. 방백 씀-
OO에게-
세상이 조각나 있어.
열아홉의 세상은 그렇게 반짝거리진 않아. 조금 우울하고 가끔 산뜻한, 서늘한 순간이지. 그 순간 속에서 너와 나의 세상은 퍼즐처럼 조각나 있어. 테두리도 없는 곳에서 한 조각 한 조각 맞춰나가는 기분은 너무 막막해, 울고 싶어지는 기분을 알지.
그래. 인정해. 내가 쓴 모든 시간을 완벽하게 담아내려 노력해도, 그럴 수는 없다는 걸.
그러나 헤멘 만큼 자기 땅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안에서 마음껏 불안해하고, 기꺼이 헤메었던 순간들을 내가 계속 알아 줄게. 네 땅에서 생겨났다가, 힘껏 돌파하고, 그 추진력으로 다시 돌아올 모든 마음들을 말이야.
이런 마음은 쉽게 돌아오지 않아. 시간이 지날수록 이상과 멀어지는 간격이 우리를 더 외롭게 만들겠지. 그렇지만 그 간격은 현실에서 단단히 발 붙이고 살아가게 될 받침대가 되어줄 것이라는 걸, 믿는다면. 네가 드럼을 치고, 마음을 쏟고, 걱정했던 것들은 그만큼 다정한 미래로 널 데려다 줄 거야.
꼭 언제나 같은 해피엔딩을 바라는 건 아니야.
모두의 빛이 정해진 나이에 맞춰 내려오는 건 아니라는 걸 아는 사람이 가장 현명한 법이잖아.
가장 진심이고, 가장 간절하지 않았더라도, 너라는 사람이 꾸준히 쌓아온 장점은 언젠가 품에 안겨올 거야. 그걸 위해서 지금까지 달려왔으니 넌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사람이야.
별을 사랑해서, 인류에게 죽음과도 같았던 어둠을 모두 극복한 무수한 천체학자들이 보여? 밤하늘을 보면.
벅찬 사랑의 힘으로 과학을 발전시킨 마음이 말이야.
그 마음이 얼마나 크고, 얼마나 겹겹이, 이 지구 위에 겹쳐져 있겠니?
이런 것들을 상상하면 낯선 땅에 선 외계인 무리가 된 것처럼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그 힘이 너에게도 분명 존재한다는 걸, 깨닫게 될 거야.
만약 지구가 더는 달을 붙잡지 못한다면, 달은 어떻게 될 것 같아?
달은 지구를 벗어나겠지. 나아가려는 힘으로.
어둠 속에서 너와 나의 옆얼굴이 보여. 헤멘 만큼 쌓인 땅의 형태로, 지구의 형태로 반짝이고 있어.
네가 놓친 사랑은 나아가려는 힘을 가지고 이곳을 벗어나겠지만, 그 안에 여태껏 눈 맞춰왔던 미래의 모습이 함께하고 있어. 내가 감히 단언하자면, 너는 최고의 미래를 맞이하게 될 거야. 뭐든 할 수 있는 사람이야. 너는.
네 안의 무수한 가능성을 기뻐하며. 생일 축하해. 태어나 줘서 정말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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