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어반복
- 작성자 데카당
- 작성일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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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446
오늘은 어떠한 일들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고 저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어제의 일기를 떠을려보는데 그것이 어제의 것인지 오늘의 것인지 한 달 전의 것인지 알 수 없도록 일기들은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ㅡ맞물려 돌아간다고 그것이 톱니 모양을 가진 것은 아니리라 믿지만 이 일기들의 경우는 조금은 뾰족하고 찝으려 드는 것 같기도 하다. 맞물려있다는 것도 겉으로 보기에 그런 것 같다는 말이고 내외하는 사이이거나 모르는 사이일 수도 있겠다. 돌아가는 일기들이 각기 쓰여진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돌아가는 것을 보면 모르는 사이로도 보이고 의식적으로 무시하는 것으로도 보인다ㅡ그러나 근 한 달 간의 일기들 만이 돌아가는 것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일기 사이에도 세대차이가 난다는 것일까? 낡은 일기는 같은 내용물을 몸에 두르고 있더라도 흐르는 물에 씻기는데 그때만은 일기들의 연대가 구별되는 것이었다. 일기의 연대가 구별되고 정렬된 모습은 격식이 있어 토를 하고 싶어진다. 창발하는 일기는 그 내용을 비웃는 듯 하기에.
-참 잘했어요-
내일은 어떠한 일들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겠고 저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겠다. 그제의 일기를 떠올려보는데 그것이 그제의 것인지 어제의 것인지 내일의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어제의 일기는 그제와 오늘을 지시하고 오늘의 일기는 내일과 어제를 지시하는 탓이다.
-참 잘했어요-
어제는 어떠한 일들을 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했었고 저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었다.
-참 잘했어요-
선생님 일기 확인 안 하죠?
-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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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리윤입니다. 데카당 님의 <동어반복> 잘 읽었습니다. 일기와 일기를 검사하는 선생님의 코멘트가 반복되는 시의 구조가 신선하고 재밌었어요.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늘 비슷하게 반복되는 듯하면서도 그 생활 속에서 우리는 미세하게 다른 감정을 매일 겪는다는 점을 예리하게 포착한 시였습니다. 조금 더 담백한 태도로, 시의 구조를 정해두고 설계하듯 시를 써보셔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응원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