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적이는 거리
- 작성자 기주땅도끝장났구나
- 작성일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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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틈 사이가 먼 자락에 슬어가면
개미 떼는 얼기설기 가로등을 붙박고 있다
아삭거리는 것은 개미 떼여서
아스팔트는 빠삐코만 떨궈놓고 보라물을 뺀다
매미 우는 소리가 이파리 바들거리는 데서 허물을 벗고
텅 빈 공터가 이따금 간지러운 축구공을 전제했어도
고추 말리던 볕의 알싸한 등골은
하수구 있는 데서 아저씨의 구겨넣은 미간에 담배 연기를 바삭거리고
고추 말리던 볕은 고추 말리는 것처럼 알싸해도 고추 말리는 것처럼 알싸하다
빨간 파란 얼룩진 데를 본다 빨간 파란 얼룩진 데를 보니 빨간 파란 얼룩이 빨간 파란 얼룩진 것은 빨간 파란 얼룩이 빨간 파란 얼룩인 것처럼 빨간 파란색을 띈 빨간 파란 얼룩인 것이다
백색소음이 무거워갈수록 여름은 매미 우는 계절이어서
개미 떼는 다시 던진 꽁초를 이고 하수구 있는 데로 간다
아이스크림 녹은 데서 개미 떼가 어물거린다
오금을 뒹구는 백색소음을 잇고
아스팔트는 런닝머신처럼 먼 자락에 맞물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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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뭐라뭐라 떠든다이리저리 휘둘리는 팔이 무슨 영문인지 모른다이름이 뭐더라 그 구멍에는콧구멍으로도 귓구멍으로도 목구멍으로도 연걸되는 그 구멍에는항상 개구리가 살고 있다개구리가 껑충껑충 뛰거나 소리를 내면 개구리를 알 수 있다시야가 아주보라색으로 넘어지면 개구리는 기어나올 듯 하다개굴개굴 소리를 내서 개구리를 귓구멍에 담는다꺠꼬로롞떄롞꺠로롞꼮꺠꾸로로로록교수가 나를 쳐다본다 뿐만 아니라 학우들도 나를 쳐다본다그 틈 사이로 손을 우겨넣는다우겨넣을 것도 없이 좁아터져서 꼭 후벼파는 듯하다그래서 그 틈새 아래서 눈을 맞댄다구석진 데서부터 울려오른다그 아래 듬성한 구석구석엔 뭐라도 좋으니 물 같은 것이 송골 맺힌다목축일 만큼은 아니어도 송골 맺힌다그 틈새를 우겨잡아 물방울 같은 것을 퍼올린다목축일 만큼은 아니어도 송골 맺힌다교수가 다시 뭐라뭐라 떠든다
- 기주땅도끝장났구나
- 2025-04-07
무릎 위에서 초코가 녹는다초코로 뒤덮일까 신발을 벗는다신발을 들여다 본다입을 앙 다문 신발신발은 초코도 무릎도 모른 체 한다구겨진 주름은 이미 신발 위에 눌러앉았다초코를 슥 찍어 신발 위에 바른다나는 여러분 죄송하지만 초코도 무릎도 신발도 구겨진 주름도 입도 앙 다문 것도 모르겠어요새어나와요 주주주루룩신발을 신고 뚜벅뚜벅 걷는다
- 기주땅도끝장났구나
- 2025-03-20
노래하는 매미가 있다면그 이파리 바들거리는 데로 가서 맴맴 울거야이음매를 뒹굴던 백색소음이 발가락에 대고 피아노치도록아득아득 손톱을 씹어 삼킬거야흐드러지는 모자이크에 밑둥만 남아 있어도내 볕의 가장자리에 묻어나는 얼룩과이미 눅눅한 듯 헤엄하는 맴맴맴맴맴이파리 피워보일거야
- 기주땅도끝장났구나
- 2024-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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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선오입니다. 기주땅도끝장났구나 님의 <북적이는 거리> 잘 읽었습니다. 다채로운 표현이 좋지만, 수식이 다소 과잉되어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한두 이미지에 집중하여 그것을 확장시키고 변주시키는 방식으로 시를 써나간다면 더욱 좋은 시가 될 거예요.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
잘 읽었어요
@미자 호호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