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리프레인

  • 작성자 이형규
  • 작성일 2024-11-27
  • 조회수 329

은근히 껌냄새가 났어 

옆을 돌아보고 알았지 

네가 껌을 씹고 있었다는 거

위아래로 껌을 씹는 너의 턱은 주기 운동을 한다

너는 그 안에서 혀로 껌을 굴리지

나는 말을 걸고 싶다 

우리 이 장면을 몇 번 반복했지? 

슬슬 이 장면도 지겨워지기 시작하고

기도가 시작한다

다들 기도에 열중하는데

나만 눈을 감지 않았다

교회 안에 아이들 마저 고요하다

그대로 멈추는 것이 있다

나는 너가 익숙하다 

어딘지 익숙함이 배어있다

냄새 때문일까 

우리는 몇 번이나 이 장면을 반복했을까 

전생을 믿는 나는 생각한다

다시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은 기도를 한다 

나도 눈을 감았다

기도는 하지 않았다


추천 콘텐츠

교실기억

너는 잠에서 깬다 누군가를 느낀다누군가는 옆에 없다 대신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누군가가 앉아있다꿈속에서 너는 태어나고 죽기를 반복한다원래 꿈이 그렇지 꿈속에서 누군가는 신이 되기도 하고 함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알콜이 기억을 적셔 떠올리려해도종이 처럼 눅눅해진 기억들 자기전에 부모님 몰래 마셨던 스카치의 텁텁함이 입안에 남아있다후, 너는 한숨을 쉰다너는 눅눅해진 기억을 책상 모서리에 모아두었다그러고는 창 밖을 본다너의 책상은 창가 바로 옆자리밖에는 하루 종일 눈이 내렸다하루 종일 눈이 내렸으므로 하교는 하지 않았다 밤의 학교는 어둡고 조용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아무것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너는 다시 잠을 자기로 한다 아무도 방해하지 않았으므로 너는 다시 잠에 든다 선풍기 바람이 잠든 너의 목덜미를 스친다 너는 다시 잠에서 깬다 시큼한 땀냄새와 밝아진 교실얼굴이 없는 아이들이 수십명 앉아 얼굴없는 교사의 수업을 듣고있었다 너는 그들의 이름을 떠올려본다 그러나 이름이 떠올르지 않고 너는 그들이 떠오르지 않고 교실의 벽이 너를 향해서 좁아진다 너는 두려움을 느낀다 좁아진 교실은 방이 된다 너는 방 안에 있다 그건 전부 과거의 기억이었으므로 너는 그들의 얼굴조차 잊어버리고그들은 자꾸만 너를 알아보고 너는 교실이 무서워진다 그렇기에 너는 멀리 떠나기로한다아무도 너를 알아보지 못하는 곳으로너는 떠나기로한다

  • 이형규
  • 2025-01-13
수몰기억(미완)

유리파편 위를 뛰어다니고 있다 무엇도 들려있지 않은 손 서서히 수몰되어가는 운하를 바라보면서다시는 볼 수 없는 영화 같아 빛이 세어버린 필름 조차 보관해야했다작년 이맘쯤 섬 하나가 또 수몰되었다그것으로 다섯번째 주민들은 전부 피난민이 되었고 조건으로 섬의 기억을 내걸었다고 했지녹아내리는 빙하 우리는 이곳에 서있다

  • 이형규
  • 2025-01-11
눈 내리는 골목 피어나라 장미

비틀대는 거리를 벗어나고 있다멀어지고 있다나는 추위를 피해 몸을 숨겨두었다 불로 재를 연기를 만들었다얼어붙은 몸을 녹여보려고 나는 홀로 이 골목을 채우고 있다사람들은 뒤로 걸어다닌다나는 수많은 눈동자를 마주한다나는 어지러움을 느낀다멀어진 거리가 기울었다낮고 둔탁한 소리가차가운 바닥에 울리고 있다납작하게 더 납작하게 머릿속의 구급차가 지나간다 흐르는 피는 장미가 된다 담쟁위에 쌓여있던 눈이 내 얼굴 위에 떨어지고 눈앞을 스치는 구급차와 사이렌 소리가 정적 사이에 흐른다 나는 커지는 심장소리를 억누르며 마지막 불을 피우고있다눈앞에서 내가 실려가고있다

  • 이형규
  • 2025-01-07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 비방 등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주제와 관련 없거나 부적절한 홍보 내용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기타 운영 정책에 어긋나는 내용이 포함될 경우, 사전 고지 없이 노출 제한될 수 있습니다.
0 /1500
  • 송희찬

    4행과 12행이 참 좋네요.ㅎㅎ 형규님의 시는 결미가 늘 아름다운 것 같아요.^^

    • 2024-11-27 09:17:39
    송희찬
    0 /1500
    • 0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