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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작생 k의 문이 닫히는 꿈

  • 작성자 이형규
  • 작성일 2025-06-08
  • 조회수 467

문이 닫힌다 

영원히 깨지 않을 것만 같은 꿈이다 

잘려나간 것은 팔

나는 나갈 곳을 찾는다 


가끔 나의 꿈을 방문하는 친구들이 있고 

잘려나간 오른쪽 팔이 돌아오지 않는다 


꿈속에는 자리가 없어서 

몸 앉는다 


우리 잠시 죽어있기로 해 

너는 그런 말을 한다 


꿈 속에서는 자주 죽는 사람이 있고 

그건 당연한 것이 되었다


K는 오른손 잡이였으므로

서툰 글씨로 마지막 문장을 썼다


‘보고싶다고 그곳을 보면 안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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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의 방

문이 닫히는 소리 비닐 속에 들어간 당신 발자국 소리 마룻바닥이 갈라지며 우리는 방 안에 갇힌 사람들 당신이 플라스틱 비닐 속을 기어 다니면 도망치는 사람이 있어요 당신은 느린 속도로 따라갑니다 당신 가끔 뒤척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걸리는 시점 출처를 알 수 없는 스피커의 소리가 방안이 울려옵니다 심장이 뛰는 소리 당신이 기어가는 길에 버려진 캔이 바닥을 긁는 소리를 내고 나는 그게 좋습니다 비닐 아래에는 스피커가 있고 문이 있고 버려진 캔이 당신은 비닐 아래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튀어나온 발가락이 움찔거립니다 사람들이 당신을 밟고 방을 떠나면 당신 일어납니다 처진 어깨로 사람들을 따라갑니다 사람들은 전부 조금 놀라고 곧 익숙해집니다 방안 모두가 한 사람을 따라갑니다 잊어버린 단어를 찾고 있습니다 일행이 방을 넘어오지 못합니다 일행이 주저앉고 나는 그의 사진을 찍습니다 카메라 셔터 소리 당신이 나를 바라봅니다 카메라 너머로 당신이 나를 바라보면 나는 조금 무섭고 어쩔 줄 몰라 어색한 인사를 건네고 나는 당신이 더 무서워집니다 이제 내가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새로운 방입니다 새로운 방은 너무 밝고 비닐이 없고 바닥에 버려진 옷이 있습니다 옷을 벗고 버려진 옷을 입어봅니다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고 나는 이제 방 안에 없습니다

  • 이형규
  • 2025-12-14
에코

내가 가장 아끼던 시집을 주고 누군가에게 받은 시집물을 가득 채운 욕조에 누워 시집을 펼쳐본다 물이 흘러넘치고 나는 관객 없는 무대 위에서 방백을 한다 에코는 어딘지 모르게 무기력하고 심장이 없을 것만 같은 느낌시집이 습기를 먹어 운다 다시는 책을 들고 욕조에 들어가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한참 시집을 들고 욕조에 누워있다가 빨리 씻고 나가야지 생각한다아무래도 몸은 말을 듣지 않고 필사적으로 욕조에 남는다 시집은 점점 더 눅눅해지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말이 저 바닥 까지물기를 닦고 머리를 말린다 울고있는 시집을 쌓인 책 사이에 꽂아두었다 당신이 한 말 정말 그래요이마에 손을 짚고 살짝씩 쓰다듬으면서 기억을 떠올리고 말을 되풀이한다 나는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누군가

  • 이형규
  • 2025-12-12
그렇게 누군가의 마지막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문방구에 들어간다조용한 발걸음으로 문방구를 둘러본다 오래된 물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색이 바랜 미키마우스 볼펜 포장이 반쯤 뜯긴 파스텔 색연필 그 사이를 걸어 다니면 박스에 물건을 담는 소리 박스가 뒹구는 소리 학생들이 온라인 방송을 보며 떠드는 소리어려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엄마를 위해 파스텔 색연필을 사볼까 0.5가 아닌 샤프심을 사볼까 색이 바랜 미키마우스 볼펜을 전리품처럼 내 책상 위에 올려둘까 그러면 가끔 문구점을 떠올리겠지 마지막이라는 말이 슬프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형광펜 몇 개랑 항상 먼저 닳아 자주 갈아주어야 했던 빨간 볼펜의 심을 몇 개를 챙겨 문구점을 나온다이만큼 했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할까?나는 폐업하는 사장님의 마음을 이해하고 싶고 집에 들어가는 길 버스를 기다리면 가볍게 맥주캔 한 손으로 들고 걷는 중년의 남자가 아주 느린 걸음으로 멀어진다 풍경이 먼저 그를 지나간다풍경이 지나간 자리 나는 버스를 기다리고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 해가 지고 있다 박스 뒹구는 소리를 내며그렇게 누군가의 마지막이 된다

  • 이형규
  • 202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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