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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눈사람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6-18
  • 조회수 526

침대 위에서 눈을 떴을 때 내 머리는 검게 익어 있었고 이마에는 얼음주머니가 놓여 있었다


어제 내린 비는 창문에 고여 있고

물방울이 떨어져

내 목 안에 가래를 남긴다

목감기가 걸려 있다


창문 밖에서 아이들이 물웅덩이를 밟고

첨벙 

물을 흩날린다

바지가 젖은 듯 바지 밑단을 잡으며


침대가 젖어있다

목 수건에 아이들의 침이 묻어 있다

침대를 적신 공기는 베개 위에 자국을 남기고

열이 녹아 이불 속을 땀으로 적신다


열린 창문 사이로 어제의 비가 퍼져

함께 놀았던 친구가 케이크 케이스를 들고 들어온다

함께 있었던 친구를 향해 바지 밑단을 접고 다가간다


목감기는 좀 괜찮아?

케이크 케이스에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꺼내고

머리가 탄 내 몸 위에 친구가 장갑을 끼워주고

생일 축하해

침대 위에서 아래로 자란 모습으로 성냥을 촛불에 놓았다(자신의 숨소리를 태운다)


촛농이 케이크 안으로 떨어지고

창문 밖 아이들은 웅덩이 놀이를 하고

목 수건은 가래로 흥건하다


이제, 집에 돌아가자

뭉쳐지지 않는 눈을 바닥에 놓고

물놀이를 그만하자

눈놀이를 그만하자

창밖에서 어른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아이스크림 케이크가 녹아간다


 친구는 내 머리에 모자를 올려주고

장갑 사이로 친구의 숨이 들어가고

링거액이 내 몸으로 흘러 돌아간다

친구가 돌아간다


케이크 케이스 안에서 땀방울 하나가 

첨벙 

검은 자국을 내 목에 남겼다 


함께 있던 눈사람이 익어갔다

포장된 상자에 붙은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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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선경

    안녕하세요, 고선경입니다. 올려 주신 시 읽어 보았습니다. 병상에 있는 화자의 회복 과정을 "눈사람" 이미지를 활용해 그려내셨네요. 전반적으로 반복되는 이미지와 감각이 약간의 피로감을 주는 듯합니다. 화자의 감정이 조금 더 선명하게 드러났으면 싶으면서도 지금 자체로의 시는 좀 길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시가 길게 느껴지는 이유는 완급 조절이 잘 안 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시적 긴장감이 흐릿하고 시가 단조롭게 느껴져요. 지금도 아픈 몸의 회복을 위한 과정과 더불어 외부와의 거리감을 섬세하게 다루려고 한 작품으로 읽힙니다만, 이미지의 반복을 줄이고 조금 더 압축해서 보여 주면 좋겠습니다. 뭔가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약간 돌연한 장면이나 진술을 넣어도 좋을 것 같고요. 잘 읽었습니다.

    • 2025-07-06 00:51:20
    고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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