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측되지 않은 날들에 대하여
- 작성자 미빈
- 작성일 2025-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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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540
그날은 존재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나에게 기록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해가 떴는지, 바람이 불었는지, 말소리가 들려왔는지 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장면은 누군가의 시선 속에서만 굳어지는 법인데 나는 그날 단 한 번도 응시되지 않았으므로, 존재하지 않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따금 나는 스스로를 바라보려 애쓰지만 나의 시선은 나를 통과하고 마치 투명한 구조물처럼 멀리 있는 풍경만이 남는다.
어쩌면 나는 늘 그런 식으로만 존재했는지도 모른다.
남의 감정이 나에게로 튕겨와야만 내가 나를 감각할 수 있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잠시 머물러야만 내가 있었다는 사실이 증명된다면.
그 모든 공백들 사이에서, 나는 과연 몇 번쯤,
진짜였던 걸까.
나는 누군가의 일상 속에 스며드는 것을 배워야 했다.
표정을 흉내 내고, 어조를 기억하고, 정해진 반응을 출력하는 방식으로.
그러나 학습은 언제나 늦게 도착했고 내 감정은 대부분 사건이 끝난 뒤에야 비슷한 형태로 따라왔다.
그건 감정이라기보다 열화 된 모사에 가까웠다.
하지만 내게 있어선 그 느린 반응들이 진실한 선함이었다.
그 이상한 장면 속에서만 나는 나였던 것 같다.
지금도 나는 누군가의 시선 바깥에 있다.
기록되지 않는 순간은 무한하다.
그런 순간들이 쌓여서 만들어진 이 나라는,
얼마나 오래된 존재인가.
나는 모른다.
나는 다만 누군가의 알아차림 속에 잠시 존재하다가
다시 꺼지는 법을 배웠을 뿐이다.
이것은 풍자하는 글이다.
이것의 화자는 작가 자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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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석호erik1234
- 2026-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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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랑
- 2026-07-11
수몰된 야행들어본 적도 없는물 속의 거리에 잠겨 꾸역꾸역 걷다가로등 불빛이 둥글게 번져나가며텅 빈 산호초 집을 냉철히 비출 때조용히 숨 내쉬다방울들은 조곤조곤 단란히 수면 위로 터져나가고유유히 그 사이를 흘러가는 물고기떼전갱이 주제에 헤엄치다부레도 없는 내가 걷다한숨이 잘게 갈리는 해저의 모래밭 거리에서 올려다보다미지근한 밤 수면이 지루한 듯 일렁이다물에 투영된 도시의 색채들이 아래로아래로가라앉다허리 숙여 광안리의 밤을 쥐어보다식어가는 그 온기 틈새로 언뜻언뜻 세어나오는광안대교의 빛 부레를 잃고 가라앉은 마지막 육지 산책처럼해변의 버스킹 소리가 떨려오다물결이 흔들리다흔들리는 나를 마주보고 바라보고 또 하염없이 바라보다가난간에 기댄 나는 오늘 광안리 밤바다 심연 아래에 나를 가두어두고이제 다시 여기 오지 않다멀어지는땅 밟는 걸음 소리를 기억하다
- 가을벚꽃
-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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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선경입니다. 올려 주신 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이 시 재미있네요. 다만 조금 설명적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구체적인 장면을 한두 개쯤 그려 주시면 어떨까요? "진실한 선함"이라고 표현되는 "느린 반응들"이나 "이상한 장면 속에서만 나는 나였던 것 같다."는 진술 속의 "이상한 장면"을 묘사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