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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시 Op.42

  • 작성자 기능사
  • 작성일 2025-07-09
  • 조회수 520

 내 아이들에게 

기차 브레이크에서 바람 빠지는 소리를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얼마 후면

이 곳에서도 못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해


2호선 그 꽉찬 기차칸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끼어있으면


덜컹거리다가도 몸이 가벼워지는 것 같고

그럴 때마다 잠이 드는데


내 아이들에게 

우리가 나무 한그루 없는 설산을 그토록 좋아했던 이유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발자국 하나 남지 않은 것 같은 곧고 굳은 그 설산말이야


숲진드기에 물려서

독일어로 욕을 내뱉는 내 아이에게


키큰 침엽수림을 왜 내가 좋아했는지를

알 수 없는 단어들의 그라피티를

그리고 마르티니에서 브리그로 가는 계곡의 열차를

좋아했는지 말이야


발리스 사람들에게 하이디를 아냐고 물으면 혼날테지만

나는 하이디가 썻던 말을 내 아이에게 가르칠거야


지푸라기 침대가

나무인 척하는 플라스틱 학원 책상보다 나으니까


알프스가 유럽의 지붕이라던데

나는 비행기 대신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무도 없는 

텅빈 아파트의 옥상에 올라


여기도 재건축이 되면

옥상 문은 굳게 걸어 잠기겠지


내 아이들에게

과천에서도 롯데타워가 보인다는 걸 어떻게 설명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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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감상

유년은 언제 죽습니까나는 첫사랑을 bitch라 부르는 사람이 어찌그리 파렴치하게,그러니까 유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우리가 도대체 언제 어렸습니까벽시계가 내게 방긋 웃어주지 않고 멀뚱히 서있는 에어컨이 내 손과 목을 키스해주지 않으면그래 어쩌면 그 때에 유년은 죽을테지요나는 feverish adolescence라 적습니다 그래요 뭐라고 번역할 수가 없습니다나조차도 도치되었고이젠 무엇을 사랑해야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나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들이 죽을 듯이 미워서 살아갑니다죽을 듯이 미워서,그저 죽을 듯이 미워서…

  • 기능사
  • 2025-12-19
5단지 elegy

구질히 서있는 박정희의 아파트진작에 문들어진 줄 알았던 나무들은 신선히 찢긴 리그닌* 내음을 풍기고면에 다닥다닥 박힌 또 가지런하겠다고 늘어선박정희는 어디 묻혀있고 현충탑에 동상으로 서있는 나체의 남자들은 또 누굴까비가 오면 옛된 양복냄새가 어디선가 녹아나오는 도시의 우울한 그래도 간신히 영상인 비 마르는 칙칙한 오전전에 나온 토막 살인만 없으면 딱히 재미랄 것도 없는 단지의 아무래도 마지막이 될 그런 겨울, 또, 나의 친구는 마지막 여름에 압수수색을 당했고 그리하여 그는 이 젊은 민주정의 새 새벽도 한 켠에 자빠져 냉골에 얼어붙은 겨울 눈물을 바득 씹으며 지새는데갖가지 테크노크랕의 추억또 금융실명제니 뭐니 하는 누군가는 가슴 뜨거울 그런 관료들의 史그런 것들이 묻어있는 마른 콘크리트나의 민주정을 귀여워하던 그것들은 아주 곧-공화국이 앞으로 나아가려면 박정희의 아파트는 부수어져야 한다그러며 떠드는 투기꾼들과 페인트가 발려붙고 녹이 슨 어딘가 이상한 나의 도시 그저 같은 말을 쓰는 식민주의자들의 촌에서 나는 자랐고다만 이제는 그나마도 빡빡 닦여 사라지는데향**도 국***도 이제 내겐 없고…*목질의 성분**鄕***國

  • 기능사
  • 2025-12-16
네가 외계인이 되거나 말거나

어, 아하... 학생, 또 써왔네요...그게, 음... 내가 내일 점심시간 끝나기 전까지 다 읽어 볼게요. 할 거 먼저 해요. 시 하나가 읽는 데 그리 오래 걸릴 것도 없었다. 열정적인 선생에게서 이토록이나 곤란한 얼굴이 나타남은 대단히 근본적인 문제를 암시하는 듯했다. 그가 점심시간을 언급했기 때문에 새삼 다시 자각했던 부분이지만 그 즈음하여 사람들은 허기를 때우기 위해 수업을 비워놓았다. 물론 공복한 정오즈음이 그라고 노곤하지 않을 리 없었다. 선생의 답은 그리 오래 걸리지도 않았다. 그는 상습적인 거짓말쟁이이나, 대충 성실한 이미지로 때우는 편이다.여기 '그때는 우리가' 라고 적혀 있잖아, 우리가 누구를 가르키는지도 조 명확히 해야할 것 같구, 맥락을 다 전해주지도 않은 채로 우리가 앞을 못본다? 그건 좀 독자로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신파 같은 느낌도 나. 거기다가 눈 두 개 달린 이들의 말을 따라 걸어간다는 것도 굳이 시적으로 필요한 비유인지도 모르겠고. 게다가 화자의 자기표현이 굉장히 모호한데다 진부하고 서정적인 단어를 왕창,...그의 말은 단단히 각오한 바가 있는 것인지 잔잔했으나 그의 눈은 이미 소크라테스가 말한 산파술같이 그를 깨우치겠다는 듯 아주 뜻깊은 표정이었다. 그는 의미가 조금도 흐트러져서는 아니된다는 듯이 손까지 빙빙 돌려가며 설명했다.... 걸어갔지만, 나아갔지만... 그러니까. 이게 뭐냐고. 뭘 위한 반복이야? 나아갔다고 강조하는 데 큰 의미가 있어? 물론 시인 맘이야, 선생님은 뭐 더 할 말은 없어. 그리고 이제 나라니, 도대체 모르겠는데? 이게 뭐야? 화자한테 감정을 이입할 때도 굉장히 자기조절이 중요해. 알잖아. 장면의 구상이 아예 안 되고 그냥 독자보고 알아서 그려서 상상하라고 던져 주는 거잖아. 선생님이 독자였으면 조금은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래 봐. 눈이 두 개 세 개 네 개... 상징을 쓰든 비유를 하든 좋아. 선생님도 그런 사조를 많이 봤어. 소통을 미학적으로 차단하며 자기 세계를 드러내는 시 작법이 유행하던 시기도 있었구. 하지만 시가 네께 아니라 타인과 공유되는 무엇이 되기 위해선 적절한 전달력이 꼭 뒷받침되야해... 알겠니? 아니, 그럼 독자들이 이 눈에 대해서 무슨 뜻이 있는지 네 일기장이라도 뒤져서 찾아내리? 그리고 네가 뭘 열심히 살다 흉해져 흉해지긴, 야, 뭐 시 쓰는 건 아주 피에르 르 뒥이야. 나 참. 그는 어미 몇 개와 어투 변화의 이질성 같은 걸 한두 가지 더 짚다가 스스로 기를 죽이곤 그가 뾰루퉁히 멍해 있을 때 서둘러 그의 시야를 빠져나왔다. 그 선생이 말하는 그 자아 도취적인 구조에 그는 놀랍다 못해 두렵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가 자기 선생을 어떻게 설득할까 궁리하다 그럴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을 즈음에선 그의 굳은 고집(굳었단 말은 단지 유연하지 않음 때문이다)에조차도 그는 놀라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특별히 우울하거나 기분을 잡치거나 하는 표면적인 행동 같은 것은 하지 않았으나(대체로 어릴 적 오은영의 방송을 보며 생긴 병신에 대한 개인적

  • 기능사
  • 2025-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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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

    너무 좋아요

    • 2026-01-24 06:07:26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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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용건
    감동했어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 2025-07-10 09:06:27
    마용건 감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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