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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임세헌
  • 작성일 2025-12-31
  • 조회수 406

 말을 타고 중앙아시아를 누비던 몽골인들은 알았을까

 말들이 원형 트랙을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을

 마권을 구겨진 도박꾼들 앞에서


 말의 신비는 박제되었다

 마이브리지는 The Horse in Motion에서 말의 움직임을 12개로 해부했다

 네 발이 모두 다 땅에서 떨어진다는 전설 같은 말의 이야기는

  고작 12개의 사진에 인수분해 되었다


 증기기관은 차를 만들었고

 차는 마차를 죽였다


  유희로 전락한 말들은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멋을 위해

 서부극 속에서 넘어지고 목이 꺽였다

 

 그들이 지르는 비명

 과장되게 삽입된 효과음

 그 비명 보다 더 과장된 비명을 지르는 도박꾼들


 나는 사고로 꽉 막힌 도로에서

 자동차와 쇳덩어리 사이를 이리자리 지나며

 신나게 뛰어다니는 말 한 마리를 생각했다

임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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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택동 레닌 김일성냉동 공조 장치 속 아름다움피부엔 검은 꽃이 피고근처엔 붉은 샘잠자는 숨속의 미녀처럼오로라 공주처럼눈을 감은 채 미소 짓고차마 손 댈 수 없는연약한 아름다움껍데기는 가라 대신 내장은 가라더러운 것들이 넘나드는위장 대장 소장은의료용 폐기물로 가고진정한 껍데기만이진정한 아름다움Since 1870맛집 가게같은 유장한 역사에까막눈 혁명군들이 그들의 얼굴을 그리고 들고 흔든다이집트의 미이라부터 시작된긴 역사의 주술혁명군들은 향 피우고절하고 너덜너덜 해진그들의 전기를 전해 듣는다젊어지면 좋겠지만부활하면 늙은 모습 그대로우리에게 올 것이다어게인 어게인 어게인혁명군들이 외친다반 세기만에 좀비처럼그들의 새끼발가락이끼익하며 움직인다

  • 임세헌
  • 2026-02-11
자본주의 시인

자주 수요와 공급 곡선을 떠올린다시작詩作은 수요 없는 공급이지만난 그 틈새에서도 수요를 찾아꾸역꾸역 시를 공급한다 보르헤스의 도서관세상의 모든 책이 다 있다는 도서관그 도서관에서 그나마 손 때 묻은책 한권을 훔쳐베껴 내 듯이혹은 샤먼처럼시대의 영혼 전체가 내 몸에 들어와무언가 써 내려간다는 듯이나는 일종의 타자기이고무엇이든 나를 칠 수 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보르헤스의 도서관에오랫동안 밀린 연체료를 갚고낙서한 책은 지우거나 다시 사서 주고내 몸에 빙의한 모든 귀신을퇴마하든 굿하든 다 내쫓고평온한 상태로말을 하고 싶다 시베리아의 샤먼처럼한국의 샤먼과 다르게자신이 직접 몸에서 떠나혹한의 세상을 떠돌며떠도는 영혼들을 만나고영혼이 말하는 대신자신이 직접 얘기를 들려주는 그러면서 혹한의 시베리아에서간신히 살아갈 용기를 얻는시베리아의 샤먼 그것이 오래전 동사하여천 년 전 모습 그대로 있는 시체처럼누추하고 시대착오적이라 해도나오자마자 얼어버리는 입김처럼나약해 빠졌다고 해도 시베리아 샤먼처럼말하고 싶다

  • 임세헌
  • 2026-01-31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콘텐츠 입니다. 붉은 악어

나는 발 끝까지 이불을 덮고 잤다 애리조나의 악어가 내 발을 물어버릴까봐 물론 양재천의 악어는 없지만 악어새가 가짜라는 것을 알았을 때 동화책에 대한 배신감 보다는 충치가 가득한 애리조나 악어가 내 발을 젤리처럼 잘근잘근 씹으면 패혈증 같은 거에 걸리지 않을까 두려웠다 나는 잠을 자지 않았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라고 말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반짝 반짝 악어 눈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 하늘에서도 서쪽 하늘에서도 부모는 자장가를 불러주었지만 문 뒤부터 장롱 안 까지 어둠은 많았고 어둠 속에서 악어의 두 눈이 붉게 반짝였다 부모는 말했다 하지만 어쩌면 내 뒤척임으로 인해 내 발을 먹으려던 애리조나 악어는 내 발길질에 나가 떨어지고 그것으로 악어 가죽을 얻어 붉은 악어 가죽 가방을 얻을 수 있지 않냐고 환경주의자들은 싫어하겠지만 악어는 눈물을 흘리겠지만 붉은 악어 가죽은 멋있게 들렸고 나는 잠에 빠져 들었다내가 잠을 자는 이유는오직 붉은 악어 가죽 가방 하나 뿐이다

  • 임세헌
  • 2026-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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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님

    너무 좋아요 진짜

    • 2026-01-02 02:34:21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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