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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잖아

  • 작성자 양양
  • 작성일 2026-01-11
  • 조회수 270

겨울은 꼭

매서운 추위가 코 끝을 아리게 해

바람이 살을 찌르듯이 휘몰아쳐

그런 내가 이 계절을 사랑하게 되다니


바람아 내 마음을 날려줘

(바람아 내 마음을 전해줘)


얼어버린 계곡을 밟으면

얕은 균열이 생겨

금이 가다가 깨진 얼음 아래로

물이 흘러가


강물아 내 마음을 흘려보내줘

(강물아 내 마음을 전해줘)


저 멀리 바다로 가져가

수평선 저 멀리까지 흘려줘


달아

나의 달아


지구야

나의 지구야


태양아

나의 태양아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다

너희에겐 숨기지 못하겠네


세상아

나의 세상아


온 세상과 우주야

너에게 외칠게

내 마음을 전해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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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장애물은 거울

흐리다 못해 하얀 하늘은 때로는 너무 눈부시게 느껴질 때가 있다 언니는 오늘도 길을 걷다 넘어졌다 돌부리에 걸린 것도 아니고 지나가는 자전거를 피하려던 것도 아니고 자기 다리에 걸려 넘어졌다 흐린 하늘이 추적추적 비가 올 것 같이 변하면 종종걸음으로 그 길을 벗어난다 구름을 벗어난다 도 망 쳐 강변 근처로 가면 개울물이 울면서 하류로 빨려 들어간다 천변 풍경은 꼭 저 하늘의 회색과도 같아서 겨울인 걸 광고라도 하는 듯 앙상한 생명들이 골프장에서 나온 농약 풀린 물을 먹으며 살아간다 툭 언니는 골프를 잘 못 쳐 그래도 계속 치곤 해 진득하게 한 자리에 서서 골프공을 노려봐 언니는 오백 년 동안 골프장에 서 있었다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우박이 내려도 천둥번개가 쳐도 드디어 완벽한 스윙을 선보였을 때 언니가 서있던 자리는 잔디가 자라지 않았어 다시 잔디를 자라게 하려고 물을 뿌려 쏴아아 하늘에서 비가 내려 어쩐지 오늘 날씨가 흐리더라 비가 올 것 같았어 강물의 물살이 세지기 시작했어 농약을 많이 먹겠지 어쩐지 오늘은 날씨가 흐렸어

  • 양양
  • 2026-02-11
서랍장 뒤적이기

오래전 찍은 사진이 삐져나온 서랍장 앨범에 다시 끼워 넣어야겠지 늙은 호박처럼 단단한 기억들이 담겨있는 앨범에 사진을 넘겨가며 과거를 세어보자 일대기 속 보이는 늙은 할아버지의 전성기 한창 때라는 말이 무색하게 빛바랜 사진들만 가득해 점차 흐려지는 기억들 점차 어두워지는 지난날 말꼬리를 잇기에는 너무 늙어버린 걸까 서랍을 여는 주름 가득한 손 검버섯이 핀 얼굴에 묘한 감정이 스쳐 사진을 쓰다듬는 손 위로 굵은 눈물방울이 떨어져 괜히 애꿎은 시계를 때려 망가진 시계의 초침이 떨어져 버렸어 시침과 분침이 멈추고 5와 8 사이 기다란 직선이 먼지 묻은 채 떨어져 있어 겉 유리를 문지르는 떨리고 앙상한 손 시계를 뒤집어 돌려보지만 약이 떨어진 시계는 손으로 계속 시간을 바꿔 주어야만 제 시간을 찾아 떨리는 손으로 일분 일분 시간을 따라가 손이 너무 떨려서였을까 시계를 돌리는 게 힘겨워 보여 단단한 표지의 앨범 뼈만 남은듯한 손 사진 속 웃고 있는 양복 차림의 남자 늘어난 옷을 입고 한없이 사진을 쓰다듬는 남자 서랍 제일 아래에 놓인 연서 까마득한 옛날인데 기억만은 선명하지 지금은 사라진 거리와 사람들 수줍던 연서 봉투가 말라버린 손에 닿아 휘어진 글자들 몇십 년 전 말라버린 잉크가 몇십 년 후 눈물에 젖어서 번져 편지는 심장이 빨리 뛰는데 늙은 그의 심장은 간신히 펌프질을 하지 꾹꾹 눌러쓴 글자처럼 꾹꾹 터져 나오는 울음을 집어넣어 사라락 소리와 함께 기억도 사라락 상영을 시작해 봉투와 편지 사이 작은 쪽지 백 년도 더 전에 쓰인 애상의 정서 그 시를 몇 번이고 읽으며 돌아가지 않는 시계를 탓해 다시 고이 접어 서랍 안에 넣어 초침이 떨어진 시계를 다시 돌려 일초 이초 삼초를 따라가진 못하지만 일분 이분 삼분은 따라갈 수 있을지도 몰라 메마른 나뭇가지는 삶은 호박의 겉처럼 무른 마음을 가지고 있어

  • 양양
  • 2026-02-10
세상은 명확한 수식 같지 않아서

세계를 나누자 일초라도 안 보이면 이렇게 초조할 때는 육십억 명의 세상이 존재했는데 어느새 팔십억 명의 세상이 생겨났어 사람들은 태어나고 죽어 어떨 때는 그런 반복이 너무 꿈같아서 1인칭 시점으로 본 내 팔이 저 멀리 외계의 것처럼 보일 때가 있어 저 먼 우주 너머에서 마치 트루먼 쇼의 관객마냥이 지구를 관전하는 기분이 들 때가 있어 나는 소리가 너무 잘 들려서 너무 잘 보여서 너무 잘 냄새가 맡아져서 살아있다는 게 느껴져 그 감각 중 하나라도 사라진다면 내가 조금은 외계 사람 같을까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곤 해 멸망해 버린 폼페이에서도 글이 발견됐잖아 천 년 뒤에 내가 쓴 글이 발견된다면 신기할 것 같단 말이야 지구 반대편 아프리카에서도 사람들은 1인칭으로 살겠지 나는 1인칭 주인공 시점이 될 수도 1인칭 관찰자 시점이 될 수도 있어 3인칭이 될 수는 없을까 전지적 작가 시점을 가질 수는 없나 작가 관찰자 시점을 가질 수는 없나 모든 사람은 작가가 되지 못하겠지 너무 외계의 것 같은 삶도 하룻밤 잠에 들고 일어나면 이상하게 다시 소리가 너무 잘 들리고 너무 잘 보이고 냄새가 너무 잘 맡아져서 내가 별의 후손인 것을 망각하곤 해 작가가 될 수 없는 모두 별의 후손 팔십억 세상이 백억 세상으로 확장될 그날에는 명확한 수식처럼 세상이 명쾌해질까 명제가 없는 것만 같은 세상 나의 시는 생각의 열거가 되기를 선택했다 기록의 문화가 무한확장 우주처럼 끊이지 않기를 바라며 작가가 될 수 없는 통탄스러움을 잠시 잊고 1인칭으로 세상을 살아가기로 다짐했다

  • 양양
  • 2026-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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