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없이 오리
- 작성자 양현서
- 작성일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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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01
비밀은 꺼내지기 위해 기도하는 오래된 동전 같다 분수위 동심원을 그렸고 새가 하늘을 가로질렀다 나무들이 웅성거렸고 바람은 호우주의보와 함께 왔다 동전은 던져진다 동전은 (앞면과 뒷면 상관없이) 첨벙 수면으로 가라앉는다 돌이킬 수 없다는 재잘거림은 사람을 웃게 한다 꽥꽥거리는 조류는 도시의 소원과는 다른 방식으로 뒤뚱거리고 (넘어지던가 않던가) 상관없었다 비는 멈춘 선로처럼 내렸다 입을 가리고 콜록거렸다 울음 소리가 공원을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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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을 걸으면 느껴지는 시선들발을 보면 사람의 심리를 알 수 있다는데무지개가 돼라 말했다사람들은 쉽게 단정 짓는다 그런 말에 응하지 않는 소의 검은자위도시의 야경처럼 삐딱하게 서 있다나는 나의 고향을 알고 싶어 무지개의 다리를 따라갔다 검은 요정과 함께길가의 싱크홀이 보이는 족족 떨어지다, 나를 힘겹게 들어 올리는 얇은 날개는 밤과 낮을 가르는 기준처럼 투명하고오일 파스텔로 칠한 듯 미끄러지는 세계의 끝이곳에 구덩이를 파면 얻을 수 있다 당신이 몇 날의 지하를 통과하며 눈 맞추고자 했던검은 구름 위 검은 고양이몇날 며칠 각각의 땅에 동일한 구덩이를 파다눈은 파란 색소를 반려식물처럼 기르고요정은 작아진 눈 혹은 발을 보고선프리즘을 쥐어주었다 감사인사를 할 틈 없이 산 넘어 이국으로 쏟아졌다 검정을 덮을 수 있다니 건초처럼 숨길 수 있다니 이상한 일이었지만손을 한번 흔들자 고향은 사람을 치는 열차처럼 시원했다혹은 잔상으로 남는 가로등의 뿌리처럼밤은 누구도 단정짓지 않는 낯선 역긴장되었거나 잔뜩 풀린 손가락내 발끝을 누르는 총천연색 손가락
- 양현서
- 2026-08-13
폭포수 아래에서 형은 청자처럼 차가워지고호숫가 위 구름이 무표정을 연습하는 동안잠든 인간들이나 옆집의 모국어를 밟았다파문, 손을 대면 고향을 읽을 수 있다 물은 지구에서만 헤엄치지 않는다수풀은 바람에 흔들리기 위해 입을 열었고그렇게 말하는 형의 언어형은 보석을 미아처럼 대했다 반짝이는심술 맞은, 때로 열을 뿜었고 스스로 쪼개지다가도 제 얼굴을 하늘에 비추는 그형은 보석을 몸의 구석마다 심고서는태양을 향해 날아갔다 백자를 맞드는 두 손마냥 떨리거나푸르게이웃들은 얼음을 뱉지 않으면 투명해졌다얼음, 얼름, 어름혀를 굴리게 만드는 동그란 발음이아기의눈을 멀게 한다먼 눈은 형과 나를 잇는 지평선이 되었고쪼개지는 어둠을 각 손으로 쥐면 손금처럼 주름진 파편밤하늘을 걷어내면함께 일출을 보러 가자 이웃들보다 작은 손과 함께바닥을 검정으로 물들이지 않는 형의 그림자옆집,문틈 사이로 폭풍이 기어들어왔다그것은큐빅과 큐빅을 잇는 밤하늘 또는 가느다란 선분과 태양을 나르러 가는 풍경그건 너무 억지라며망치를 들고 깨뜨려야겠다는 희미한 입술처럼옹알거리는 미래의 파문처럼
- 양현서
- 2026-08-09
화장실은 우리를 위한 장소였다. 끊임없이 흰 새가 태어나는 곳. 새의 날개를 왼쪽으로 당겼다가 오른쪽으로 밀어내기도 했다. 아직 날지 못하는 깃털을 베어물었다가도 블랙홀같은 눈을 부라렸고.화장실에서 썩는 사람도 있다는 걸 배웠다. 같은 화장실에 우리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네가 내 이마에 내어줄 손을 상속받았다고 했다. 몸이 뒤틀리는 기쁨.수돗가에 물을 받아 새를 씻겼다. 씻기면 안된다고 들었는데. 미안, 눈은 프랙탈처럼 찢어지기 때문에 씻기지 않을 수 없더라고. 벽 뒤에서 공 튀기는 동생의 소리가 난다. 가까워지는 이웃집은 퍼덕이는 새를 날지 못하게 한다. 손이 꺼지고 불이 날아가는 시간이 지나서야.통풍받지 못해서 낙옆처럼 버석거리는 위태로운 욕조를 사랑했다. 그 위로 올라가는 어린 새들을 좋아했고, 변기물을 내리자 웃고 다닐 수 있었다. 뚜겅을 덮고 양치를 했다. 화장실이 있을 법한 이유를 만들듯이. 화장실은 눈이 있다. 화장실은 우주를 떠도는 운석처럼 사람을 필요로 한다. 쓰다듬어주길 바라고. 길러주기를 바라는 짹짹거림.이공간, 웜홀이 열리자 봄이 눈앞으로 쏟아지다, 새들이 흰 타일의 바깥으로 향했다. 네 손이 내 눈을 가려도 상관없었다. 이제 벽 뒤의 동생을 느낄 수 있다. 이제 화장실 뒤의 파문을 읽을 수 있다. 대화는 끝내지 않는다. 대화는 깜빡이는 수면 위 빛처럼 몸을 씻었다. 물 튀기는 소리에 네 눈이 망원경처럼 멀어질 날만을 반복하며.*2002년 발매한 부활 8집 의 타이틀 곡. (출처: 나무위키)
- 양현서
- 2026-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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