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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

  • 작성자 박해랑
  • 작성일 2026-08-06
  • 조회수 74
이 게시글은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으니 주의를 요합니다. (폭력, 자살, 자해 등)

퍽퍽한 골목길을 수십만과

함께, 행렬, 하는,

아침에, 눈을 뜬다. 식량을

먹는다. 어쩌다가는 모래알을

씹어 버리더라도 이빨을?

깨물어 먹는다. 그러다 피가

나면 다시 집는다. 모래처럼?

그저 사암 같기만 

생계수단, 남을 죽여가며

살아가는 수단. 인류애는?

박탈당한지 오래된 총소리로?

연명해가는 너는 잔악무도를 무엇으로?

배웠는가. 죽음에 가까워지면

질수록,  끊김은 있어도 끊임은

존재하지 않는 굴레에서의 탈출을

고대하면서 씹는다,  퍽퍽한 눈물을.


물이, 마시고, 싶다는, 뭐라고, 하더라.

탕. 탕. 탕. 어, 물이다, 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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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짐의 미학

언젠가 훑다 만 책장에 슬쩍눈빛을 떨어뜨리다묵묵한 그는 알록달록한 치아만내보인 채 나를 매혹하다상당히 화려한 빛이 맴도는그의 이를 빼어내 보다흐릿한 글자만 빼곡한 채. 끼워 넣다실없는 웃음만 낭자한 채. 돌려 넣다어지러운 문장 뵈기 싫듯. 덮어 두다낯이 익은 구절 부끄럽듯. 밀어 두다결국 다시 건치가 된 그는그대로의 표정과 얄미워진 인상아무 곳에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잠결에 덮어버린 소설처럼글자를 따라 걷던 길은 흐트러져 버렸다헐거워진 그는 내 위에서 무너진다앎이 없는 모름이 없는 나는명암이 세상의 전부인 양그대로 함께 쓰러져 본다하늘이 보이겠지마실 것 없는 정오의 잔혹함이나두를 것 없는 자정의 냉혹함이거나난 그 수중에 놓일 것이다마치 책갈피를 잃은 책장처럼슬픔에서 빚어지는 시구처럼

  • 박해랑
  • 2026-08-13
절상(絶傷)을 지혈(紙血)하다*

손을 가져다 댄다.이 순간만큼 빠르게지나가는 것은 없다만느리게 포착되는구나그렇게 순백의 힘으로넘기려 할 때, 스쳐가는 힘으로손끝을 저릿하게 만드는뼈에 사무치는 아픔이 기다리는 것이다그대는 부담스럽다는 듯이거절을 외쳤지만 나는무심하듯 당연하다는 듯한장 한장 회색을 넘겼지질려버린 당신은 나에게칼을 들이민 것이다인정한다, 칼날마저 보지 못한나는 내 손 따위는찢어져 나가도 되는 것살을 파고드는 그 작은 틈새가얄팍썰기 하듯이, 회를 뜨듯이적혈을 머금고 울렁거린다아플 새도 없이 그대는떠나버렸고 나는 모르는 채그 더러운 손을 씻는 순간쓰라림이 밀물처럼 밀려와살 사이사이 비치는 후회가점점 상처를 벌이고 벌리고 벌하고그러한 연유로나는내 손가락을 감싸지 않을 수 없었다.————————————————————절상(絶傷): 칼 등의 날카로운 것에 비교적 깔끔하고 일직선으로 베인 상처.지혈(紙血): 말뜻 그대로 '나오던 피를 멈춤.'을 뜻하기도 하고, 한자상으로 종이 지(紙), 피 혈(血)을 써 '종이에 스민 피'라는 뜻을 지님.

  • 박해랑
  • 2026-08-12
룩백 타임(Look-back time)

고요가 자욱이 내려 앉은 골목길발이 저려 절뚝이고 숨이 차아 땀이 나고앞서거니 뒤서거니 하염없이 지나쳐 온그저 그렇게 잿빛으로 칠하여진 길아마 주저앉고도 싶었겠다분명 옆길로 도망하길 바랐겠다지름길의 부재는 잔인하기만 했으리라처음에 손잡고 왔던 이들은 어디로 갔나나를 태어나게 한 신은 흩어져 버렸나아무래도,허억— 눈앞이, 허억— 감감하다아스라지는 기분이여—툭, 후두둑— 순간이질적인 소리가 떨어지다 나는멈추고 심호흡을 한 뒤주머니를 더듬거리다, 없다지금까지 살아진 나는지금에 와 사라진 덧없게 끄적인 종잇조각보고픈 이들과 나눈 편지세상에 몇 남지 않은 코스모스—잃어 버리다처음 나눴던 이야기, "우리는 잃어버린 것들을 다시 찾을 수 있는 힘이 있다""쉬운 일이군, 왔던 곳을 되돌아가면 되지 않나?"그래, 녹슨 허리와, 굳은 목을, 돌리어라그 좁은 골목은 온데간데없이목도한 광경은 평범하기 그지없었다그러나 자국 자국 품은 온기가후—욱 들이 닥치는 시간이었다그러다 휘날리는, 쏟아지는 햐얀들퍽 익숙한 것들이리라 그러나곁에 있지는 않은 것들멀리 머얼리 두고 떠나온 것들저 아이의 비뚤한 글씨체한 청년의 의미 없는 회고이별을 겪은 전해지지 못한 편지그리고, 내가 어제 써내린 시구들떠내려가는 샛별, 혜성, 은하수아름다이 팽창해 온 누구나의 우주시간을 재고 은은한 미소를 찾은 채나는 다시 연필과 빈 종이를 집어 들고사각사각, 길을 떠나려 한다그렇게, 우주의 끝에서 노래를 한다————————————————————룩백 타임(Look-back time): 천문학에서 멀리 있는 천체에서 출발한 빛이 지구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 즉 우리가 우주의 과거를 보는 시간적 거리를 뜻하며, 빛의 속도가 유한하기 때문에 먼 은하를 관측할수록 아주 오랜 과거의 모습을 보게 되는 현상이다.우주에서 거리는 시간의 개념을 포함하게 된다.

  • 박해랑
  • 2026-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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