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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컷 시뮬레이션

  • 작성자 opqrst
  • 작성일 2026-09-02
  • 조회수 38

미래를 잘라먹으면 안 되는 일인지도 모른다

하긴 그렇다그러나 과거를 자르는 일은 머리를 자르는 것에 불과했다

머리카락이 하루에 얼마만큼 자라는지는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잘라내고 나면 더 흐려질 것이다

직선형의 인생을 살지는 않아서 반곱슬이 된 검정은 길어졌다

스무 살이 될 때까지는 짤막한 시간이 남았다는 이유를 댔다

청소년기를 전부 잘라내기에는 아직 다 자라지 못했다

그러니 지금까지의 시간의 길이를 재어 보며

과거의 마지막 절단면을 찾았다

연결되지 않은 기억을 음미하다가 황급히 잊으려고 들다가

현재완료시제의 끝부분을 매만지다가 몇 번 빗질하다가 가위를 들었다

미래를 잘라낼 수는 없었다

머리를 자르는 일은 과

거를 자르는 일에 불과하다


opq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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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말서(여전히 섣부르게 드러낸)

그 말들을 모두 지우는 데는 몇 분 걸리지 않았다. 이토록 자세하고 근거 있는 무언가.아마 그런 말들에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데도드러낸 단어가 선연해서그저 상처를 삭제해버렸다. 그러므로 변모한 것은이제 어색한 공간만이 그대로인 대로더는 변명을 혐오하는 변명 있는 곳을 드러내지 않겠다고말했다, 그것마저 드러내는 것이었다. 이제 보여지지 않을 것들을 바라본다.이것마저 보여지는 것이므로아마 이제 더는 시선을 받지 않을 글자는선연해지지 않는 햇볕 아래에서 변색될 테다. 그 말들을 모두 지우는 데는 몇 분 걸리지 않았다.중간에 간직이라도 해 둘까 했으나나는 그 선연함이 다른 곳에 분명 남아있을 거라며그저 상처를 지워버렸다.

  • opqrst
  • 2026-05-02
하늘 목격담

가끔 하늘이 흰빛일 때면그때는 아무것도 칠해지지 않은 하늘이라며중얼였을 때하늘의 빛을 자아낼 천 하나는가장 고운 하늘빛으로골라내어펼쳐내어가장 넓은 하늘에한 장 펼쳐낸 면직물하늘하늘한 물체의위에는 태양 빛이 드리우고비추어오는 햇살이실이 얽힌 사이를 뚫어내어땅에 비친 광경을올려다보는 이가감탄을 자아냈던 것은장대한 천장 아래천 그림자의 거대한 몸짓 이래로드리워진 천의흔들림다시는 흰빛을 띠지 않겠다는 선언처럼.

  • opqrst
  • 2025-12-15
형상의 빛깔

작은 만화경 안을천천히 들여다본 때가 있었다. 그 직전에 만화경의 안으로글자 몇 개를 떨어뜨렸던 것도 같다. 박수 소리가 들려오면어릴 적의 나는기뻐하기 마련이었으니까 작은 만화경을 들여다본 것도 어느덧아주 어릴 적의 일로만 기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왜곡된 꿈의 형상이아름다운 색을 골라 반짝이던 것을기억하고 있었던 것도 같다. 그 작은 만화경은버려진 지 오래겠지만그것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알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는 말 글자를 들어내면그 밑에존재하고 있을 형상의 빛깔 그 어느 한 군데에서만화경은 반짝이고 있었다.

  • opqrst
  • 2025-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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