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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피어나는 방법-동백

  • 작성자 앩옭
  • 작성일 2026-09-02
  • 조회수 66

곱고 뽀얀 눈밭 

아무도 밟지 않은 

그 눈부신 눈 위에


따뜻한 붉은 물 

한 방울, 또 한 방울 


어느정도 모양이 잡히면 

하늘 위 금빛 별 세 개 

꼬리를 늘어뜨리며 내려와, 

붉게 물든 눈 안으로 

쏙 박힌다. 


어디선가 일찍 불어온 봄 바람에 실린 

향기가 묻으니. 


흰 눈밭이 궁금해 

봄을 기다리지 못하고 피어나버린 성급한 꽃. 


포근한 향의 동백 

동백 꽃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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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다. 지쳐버렸다. 무당벌레가 되려한다. 몸을 한껏 웅크린채 날개를 펴 바람이 들지 않을 곳을 찾아간다. 나만 거기에 있으면 어떡하지. 좀 곤란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혼자서 겨울을 난다고 죽어버리진 않을테니까. 이번에 택한 자리는 어느 건물의 계단 뒤. 아직 이곳에는 아무도 오지 않았다. 저번 겨울처럼 아무도 내가 있는 곳에 오지 않는다면 봄에 많이 힘들텐데. 어쩔 수 없다. 다른 이들의 자리는 내가 정하는게 아니니까. 곧 나는 잠에 든다. 잔다. 또 잔다. 계속 잔다. 그러다 어느 순간 따뜻한 바람이 웅크린 등을 스친다. 저절로 떠진 눈. 오랜 꿈은 잊혀져 가고 그 꿈에 가려져 안보이던 앞이 보인다. 어.다른 이들이 바글바글 따뜻하다.

  • 앩옭
  • 2026-09-05
깃털이 가는 곳

내 운수가 이상하게 좋은탓인지, 길을 걷다 보면 푸드덕, 날아가는 새한테서 깃털하나가 툭 하고 떨어진다. 나는 그런 깃털을 정말이지 좋아한다. 방금 새가 떨어트린 깃털은 아직 온기가 묻어있기 때문에 그 온기를 느끼며 고운 깃털을 손에 꼭 쥐곤 했다.장담하건대 그렇게 본 깃털을 지금까지 다 모았으면 깃털부채 두개는 족히 만들었을 것이다.그 깃털은 몇번 만지고 늘 버렸다. 그게 많이 아쉬웠다. 그래서 늘 깃털을 만지고 난뒤 손을 씻을때면 '버린 깃털이 아직 제자리에 있을까, 아니면 바람에 이끌려 어디론가 가버렸을까.' 이런 생각을 하곤 했다. 날아간 깃털은 모두 어디로 갈까? 하수구 속에 들어가 쥐의 이불이 되어줄까? 깃털이 여럿 모여 다람쥐의 굴을 꾸며줄까? 뭐가 됐든 좋을 것 같다. 깃털은 그렇게 날아다니는 거니까. 원래 자유로운 것들은 어디에 있든 아름다운 법이니까.

  • 앩옭
  • 2026-09-04
꽃이 피어나는 방법-용담

오래된 이무기 하나, 이번 여름에 드디어 용오름을 탄다고 신나하다가 늦잠을 자버려, 가을 중순에나 일어나 버렸네. 세상은 온통 누런 빛푸르던 잎들도 전부 시들어 버린 계절.하늘이 너무나도 높아져 올라갈 수 없는 계절. 이무기는 작아져갔네. 너무나도 작아져, 누런 낙엽사이로 숨어들었네. 그 안에서 구슬피 울던 이무기, 지쳐 잠들었을 때쯤 귓가에 아른거리는 새의 노랫소리. 다음날 이무기는 그 새를 찾았네. 온통 누런 세상에서 홀로 파란 하늘을, 깊은 바다를 노래하는 파랑새를 만났네. 파랑새는 자유로이 날아, 어디론가 가버렸고. 이무기는 그 자리에 남아, 그 새의 노래를 따라했네. 작은 이무기의 꼬리가 땅에 숨어 용오름을 타지 못한 씁쓸함을 잡아두고 이무기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파랑새의 잔상을 좇네온통 누런 세상, 그 사이에서 당당히 하늘을 올려다 보는 푸른 꽃, 용담으로 피어났네.

  • 앩옭
  • 2026-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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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율현

    헉 되게 감명 깊게 읽었어요!! 너무 좋군요 잘 읽었습니다 ㅎㅇㅎ

    • 2026-09-02 23:03:49
    서율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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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앩옭

      @서율현 감사합니당:> 앞으로도 자주 보러와주세용

      • 2026-09-03 11:24:03
      앩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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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앩옭

    시리즈로 쓸 예정입니다! 다음은 무슨 꽃 일까용

    • 2026-09-02 22:46:59
    앩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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