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
- 작성자 C02
- 작성일 202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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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2
- 조회수 68
여름이 오면
나의 이불은 얇아지는데
너의 이불은 두꺼워지는구나
숨결의 끄트머리에 피어난
야속하게 푸른 시작들은
사방으로 바짝 날을 세우고
행여나 네가 더울까
나는 새파란 너의 이불을 한 켠 벗겨낸다
봉선화 한 줌이 힘없이 꺾여나간다
까까머리를 한 너는
바짝 엎드린 나를 내려다본다
민둥산 앞에 덩그러니 남겨진
작고 깊은 우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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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노란 얼굴을 쳐들고 하루종일 해를 바라봤어 빛을 향해 고개 돌리는 네 뒷통수는 그림자를 닿아 있었고 산 너머로 해가 숨어들면 잡을 수 없는 것을 향해 손을 뻗다가 애석하게 건네는 손인사 네 손끝 발끝을 붙잡고 암흑이 길게 늘어졌다 달빛조차 들지 않는 곳엔 노란색이 존재하지 않았어 땅속에 박힌 뿌리가 무거워 차마 자리를 뜨지 못했고 온몸을 짓누르는 것을 가리려 눈을 감은 너의 숨소리가 고르게 울려퍼졌지 노란 탄을 쓰는 검은 얼굴이 조용히 녹아들고 세상이 밝아지면 네 입꼬리는 하늘을 향했지만 보조개 끝에 매달린 익숙한 색깔 떨리는 두 손이 네 얼굴과 닿아있는 것을 몰래 훔친다 어둠보다 무거운 광명이 네 머리에 기댄다 어둠속에서 어김없이 잠든 너를 바라보며 나는 죽은 나방 한 마리를 빛이 지지 않는 곳으로 가라앉힌다 천천히 어둠 속에 용해시킨다 누런 날개가 숨김없이 제 색을 찾아가도록
- C02
- 2026-07-31
탄생은 마모를 수반한다 자랑스럽게 고개 내민 반듯한 모서리는 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을 맞으며 분진을 흩뿌린다 바람에 휘청이는 꽃처럼 온몸을 파르르 떨며 한 세기 동안 꽃들은 자신도 모르는 새에 꽃가루와 꽃잎을 온 세상과 나눈다 화려하던 모습이 초라히 둥글어질 때까지 그러나 여린 꽃들아 부디 바람으로부터 꽃잎을 감추지는 말아라 보잘것없이 갈려나갈지언정 겁먹은 세모보다는 떳떳한 동그라미로 사라지자 광활한 세상에 고요히 떨군 구체의 부스러기들은 묵묵히 스며들었다가 화려히 피어난다
- C02
- 2026-05-26
금빛 표피가 조금씩 닳고 닳아로즈골드색 상처를 얼룩처럼 내비친 비녀의 시선이무심히 잘려 나간 머리카락 끝에 머무른다나는 저 끝에 얼마나 매달려 있었던가 끝을 가늠할 수조차 없이 높은 곳에서밧줄이 온몸을 감싸 안으면실오라기 한 올 한 올을 붙들고 위태로운 곡예를 벌였다햇살에 춤추는 밤색 윤슬 속에서 조용히 금빛을 흩뿌리며 무색의 실뱀 한 마리가 단조롭게 모은가지런히 잘려 나간 머리카락 한 줌일말의 금색도 찾아볼 수 없는 새까만 것들의 집합체가하얀 형광등 빛을 날름날름 집어삼키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며 구릿빛 진피를 흉터처럼 드러낸초라하고 연약한 그것은 끝없이 추락한다태양의 금빛을 잃은 채 끝내 바닥을 마주한다짧고 설운 쨍그랑 소리를 내지르며
- C02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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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