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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 작성자 양양
  • 작성일 2026-10-04
  • 조회수 46

신새벽 책상 위에서 눈을 떠 가만 메모를 끄적여본다
네 이름을 부르짖고도 모자란
아직 못다 한 메모지들

심은 부러지고 너는 사라지고 글자들에 파묻히고 잉크들에 먹혀버리고

창 밖으로 희꺼멓게 깜빡이는 누군가의 뒷모습

오라이-, 소리를 내며 아직도 마음속에서
불 다 꺼진 간판처럼 새초롬한데

나는 다시 고개를 파묻어버리고
 

벽을 타고 벽으로 자라난 시간들

누군가의 구두소리와 함께 사춘기를 지낸 도어락 소리
자꾸만 들려대는 기계음

나는 모자를 더 깊게 눌러쓰고
 

자전거 체인이 챙챙거리며 기름을 혀끝에서 돌리고 있을 때
바닥으로 떨어지는 신문을 보고 나는 다시

동틀 것을 잊은 채로 책상을 잉크로 물들이고
 

점점 위로 솟아나는 지붕들
언젠가 내 위로 무너져 내릴지 몰라

질퍽이는 발걸음으로 새벽
써 내려간 손에 묻은 잉크는 쓴맛이 났지

네 이름의 메모는 이 사이에서 숨 쉬고 덧니에 끼어버리고
나는 숨을 불어넣은지 모른 채로 다시 구겨버리고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모른 채로 파묻히고

바야흐로 지구의 시간
알지 우리는 이 모든 소리가 맞물릴 거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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