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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적허용은 어디까지

  • 작성자 쿼크
  • 작성일 2024-07-10
  • 조회수 146

사랑을 받기만 하고 싶다

이제는 사랑하는 게 뱉어내는 것과 같아서


말로만 사랑해 사실은 아무 것도 모르면서

사랑의 정의도 아직 내리지 못했으면서


사랑해 영원히

말로만 영원히 언제나 그런 건 없는 거 알면서


돌도 바람에 물에 깎이고

물도 말라가고

연필도 닳아가고

지우개도 점점 닳아가고


마음은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사랑은 있는가 싶고


그럼에도 영원이란 게 있다면

그럼에도 영원이란 걸 알게 되면

그 옆에 네가 있기를 바랐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다시

영원이라는 것은

다시 의문으로 남고


오늘도 아무 것도 알 수가 없어

시적허용은 여기까지 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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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크
  • 2024-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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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크
  • 2023-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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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크
  • 2023-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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