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리스트2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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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131
이루지 못할 것을 엄마 캥거루 주머니 속에 넣었을 때
나는 완전하다고 (안전하다고) 믿었지
캥거루 주머니 밖에서 내가 나올 때는
똥을 치우는 법, 음식을 잡는 법
모두 이룰 것이라 소리쳤어
내 소리를 주머니 밖에 걸어봤어
1.우유 말고 다른 음식 먹어보기
주머니 안 담긴 우유는 내 몸에 스며들어
나는 엄마 우유였고 엄마에 잠긴 하나의 주머니 캥거루
2.하늘의 별 주변에 자란 나무를 뽑아보기
주머니 속에 보였던 별들
중간마다 반짝임을 연결한 나무
내가 하늘에서 세상을 보려면 올라가야 하는데
나의 날뜀은 갈 수 없어
3.버려진 얼음 되기
고체에서 액체로
누구에게 버려지면 액체가 되는 것
물은 흘러 사람에게로
인체의 70%는 물이니까
나는 버려져 함께 반짝이는 물
4.그래도 만나기
버려졌던 얼음물
날아가서 별들에게
별 근처 나무는 다시 자라고
우유처럼 키가 커지고
다시 하늘에서 아래로 내려
적셔지는 얼굴에
쓰러지는 캥거루
토닥이는 주머니가 녹고
녹았으니까 다시 만나고
서로 뭉쳐있고
서로 물러있고
엄마 주머니 속
밖에서 있을 일을 생각했고
밖에 걸린 이야기들이
뭉쳐 물러지고
나는 버려진 얼음 조각으로
다시 몸속에서 흐른다
날 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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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는 거리에서 깊어지고 있을 때나는 지워지는 것을 받고 있었지지키지 못한 것이 앞에 스며들고 있으니까흑구름이 하늘에서 터지면우리는 쉽게 여름이 왔다고 하지여름에 녹은 해물이 되어 내려오면나는 해를 담고 있어여름은 초록 반팔 티를 입고 에어컨 앞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해네가 부르고 있는 깨진 목소리를 내 귀에 담아아무도 없지만 홀로 서서 네가 불렀던 파편을 치우고 있어해가 녹은 자리에 새로운 해가 다시 얼어 있으니차가운 냉장고 안에 우리는 잡아먹혀 있지나는 벽에 그림으로 종이에 시로 시골집 아래 양동이로깊어졌던 여름의 목소리를 담아흑구름은 하늘에서 조용했지만하늘 아래 자동차 경적은 언제나 시끄러웠지소리가 깨지면 모두가 깨져 있어소리 조각으로 옆집 아저씨도 아줌마도 아이도깨졌지, 에어컨 실외기로 갈려졌지갈려진 깨진 조각은흑구름으로 흘러갔고사람은 사실 깨져서 사람 인의 모양을 하고 있데하늘에서 떨어지는 여름습한 온도구름에 가둬진 사람들해가 없는 세상에서 지워진 것들내가 놓친 것들모두 떨어지면서나에게 잠긴다어느새 반팔티는 긴팔로 바뀌었고나는 깨진 소리로 조각난 음악을 만드는 사람하나의 글로 하나의 음악으로 하나의 그림으로깨진 소리가 하나를 타고마음이 깊어진 사람에게 잠겨 빛을 뿜어세상 온도는 냉장고사람들의 소리는 빛과 함께조각으로 뿌려져
- 송희찬
- 2024-10-04
우리 올라가기 전 모두가 가진 것들을 나무 밑에 심어 놓자나무 위에서 세상을 바라보기 전 나와 친구들이 나무 밑에 박아 놓은 말다들 준비하고 올라와수학을 좋아했던 친구가 올라가면서 하는 말수학 기호가 아래로 떨어졌다수학이 자신이었던 친구는 발에 달린 것도 수학인가 보네수학 친구가 걸어간 자리에는 산수 문제들이 피어올랐고계산이 복잡하지 않지만, 실수가 많이 나와나는 수학에 매일 지는데영어를 잘하는 친구가수학이 피어난 자리에알파벳을 올려놔원어민도 좋아하는 프리 토킹 실력영어가 하나씩 자리 잡으면서영어를 좋아하는 친구들도 문제를 풀며나무 위를 올라가다른 과목 친구들도 올라가나무에는 많은 단어들이 있었고나는 그 단어에 일부분여러 학습이 함께 몰아치고 있으면나무를 쉽게 올라갈 수 있다지세상을 더 쉽게 볼 수 있다지나와 친구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방향에서 똑같은 모든 것을 나무 밑에 내려놓았다나무 아래에 잠든 것은시간이 넘칠수록 더 깊어진다지우리의 나이테가 진해질수록나무도 더 깊게 뿌리를 내릴 수 있다지깊은 곳에 있어야기억이 흐르니까나무가 넘치면우리는 흔들리니까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깊어지는 뿌리를 보고 있어뿌리에서 온 물은 바닷물인가?뿌리에서 내려온 물은 누구의 물일까?친구들이 웃으면서 흘린 침이 나무에 자리 잡아서우리의 기억은 먼 혈연으로 이루어져 있어나는 우리의 뿌리가 하나씩 침에 녹고 있다는 것을 보았지세상이 다 보이는 나무에 앉았으니까흔들리는 나무영어도 수학도 공부로 모여진 친구들이떨어지고 있어산수 꽃도 지고 영어 꽃도 지고나무에 폈던 과목 꽃들이 지고 있어함께 묻은 기억이 녹고 있으니까흔들리는 자리에 나는친구들을 잡아진한 침이 섞여 있으니까우리는 붙어 있겠지함께 놓였던 물과 웃음을 마셨던나무가 여러 말에 흔들리고말이 차고 있는 말발굽에 넘어지려고 해우리는 바람에도 흔들리는 존재기억은 그런 거니까바람이 바다로 나무를 이어가게 하고우리의 집은 산에서 바다로 흘러갔어과목 친구들과는 인사하고내 친구들과는 붙어 있어처음 만난 공간에 새롭게 자리 잡은 뿌리들멀리 떨어져 있지만우리는 침으로 붙어 있다
- 송희찬
- 2024-09-30
존재하지 않는 것이 진짜 있다고 믿었을 때나는 침대에서 나오지 않고 이불에 잡아먹혔지아침 뉴스가 이불 입 사이로 흘러 들어왔어오늘은 아침에 비가 심하게 내립니다 우산을 챙기시길 바랍니다일기예보 진행자의 말나는 오늘도 비 때문에 잠을 노릇노릇 익게 해뒤에 따라오는 말오후부터는 비구름이 하늘에서 떨어져 고인 물만 보게 됩니다오후에는 비가 존재하지 않는다물은 있더라도비가 오면 이불은 더 강해지지입을 꽉 다물고 지짐이만 들어오길 바라기름만 잔뜩 묻은 침대는언제나 더 축축해져깊어지지침대가 먹은 기름이기상캐스터가 마셨던 물과 섞이고나는 깊어진 아랫동네로 흘러갔다침대 아래 세상은 먹구름이 떨어져 고인 호수가 됬어기름으로 적셔져내 몸을 호수에 익게 하기 편하지아래에만 있어 위로 올라가는 법을 알지 못하니까나는 호수에서 익어가는 전들을 보고물에 혼합된 침을 보고아침에 내린 비가 침대 아래까지이게 고여있으니 비는 아니지만존재하지 않은 비에 당한 나나는 허공에서 발을 굴렸다물과 허공의 경계는 없으니까물속에서 찼다오후는 비구름이 떨어진다고 하니집에 있을까이불이 찢어졌다찢어진 이불 사이익어간 침대가 울고 있었다축축해진 마을을 떠나면서나는 노릇 익은 부침개가 돼 있었다얕아진 동네가 나를 뱉었으니까
- 송희찬
- 2024-09-27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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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에 글틴에 올렸던 시를 다른 버전으로도 써봤어요.(주제는 달라 <버킷리스트2>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