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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동이 음악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4-10-04
  • 조회수 289

혼자 있는 거리에서 깊어지고 있을 때

나는 지워지는 것을 받고 있었지

지키지 못한 것이 앞에 스며들고 있으니까


흑구름이 하늘에서 터지면

우리는 쉽게 여름이 왔다고 하지

여름에 녹은 해

물이 되어 내려오면

나는 해를 담고 있어


여름은 초록 반팔 티를 입고 에어컨 앞에 앉아 많은 이야기를 해

네가 부르고 있는 깨진 목소리를 내 귀에 담아


아무도 없지만 홀로 서서 네가 불렀던 파편을 치우고 있어


해가 녹은 자리에 새로운 해가 다시 얼어 있으니

차가운 냉장고 안에 우리는 잡아먹혀 있지

나는 벽에 그림으로 종이에 시로 시골집 아래 양동이로

깊어졌던 여름의 목소리를 담아


흑구름은 하늘에서 조용했지만

하늘 아래 자동차 경적은 언제나 시끄러웠지

소리가 깨지면 모두가 깨져 있어


소리 조각으로 옆집 아저씨도 아줌마도 아이도

깨졌지, 에어컨 실외기로 갈려졌지


갈려진 깨진 조각은

흑구름으로 흘러갔고

사람은 사실 깨져서 사람 인의 모양을 하고 있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여름

습한 온도

구름에 가둬진 사람들

해가 없는 세상에서 지워진 것들

내가 놓친 것들


모두 떨어지면서

나에게 잠긴다


어느새 반팔티는 긴팔로 바뀌었고

나는 깨진 소리로 조각난 음악을 만드는 사람


하나의 글로 하나의 음악으로 하나의 그림으로

깨진 소리가 하나를 타고

마음이 깊어진 사람에게 잠겨 

빛을 뿜어


세상 온도는 냉장고

사람들의 소리는 빛과 함께

조각으로 뿌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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