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케이션
- 작성자 nana
- 작성일 2024-11-29
- 좋아요 1
- 댓글수 3
- 조회수 289
왠지 물렁거리는 감촉이 볼에 닿았지 그건 죠우의 손이었고
대어주려던 건 포카리스웨트 캔이었을 텐데
서툰 귀가 빨갛다
정말 투명한 계절이었어
비어 있는 비가 내리고
어쩌면 구름이 비는 과정이니까 모순은 없다고 치자
정말 빗방울 안이 비어 있을 수도 있는 거 아니야? 결핍된 순간처럼
그럼 기꺼이 축축하게 안아줄 텐데 우리처럼
청사진은 죠우가 더듬고 눈치 살피다 말하던 것이 될 수도 있고
필름 상자에 쏟아버린 포카리스웨트가 될 수도 있으려나
그맘때는 파랬다 비었고
그러나 가득 차 있었고
밀물처럼 즐겼다
이런 비어 있는 모순들
여름이 가면 할 수 없겠지
까닭: 모든 것이 다시 원색으로 돌아올 테니까
슬프기 전에 만나자 한 달 남짓 남은
솔직하기 위한 바람 축축히 안으며
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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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의사랑분명한 때가 있었지만헷갈리게 또어긋나게 되면우리 언제 영원할 적이 있었나사랑자연재해처럼불가피하고도 충분한 핑계거리라지이기적이게, 당신전에 없던 음악을 들려줘신의를 말해줘 우리 사이 신발끈을 보여줘하나 둘 하면 학생들의 이인삼각처럼전에 없던 음악을아리랑, 하고두 걸음하고 엎어질 당신
- nana
- 2025-05-05
외투를 벗어날씨가 변덕이지만 대신 안아줄 수 있을 거야서린 봄에 다 녹았지만뭉친 탓에 녹지 못한 눈덩이가 사태처럼 무너져도무너짐을 다행이라고 하자그럼 우리는 몸집을 줄이고 웅크릴 수 있을 거야작아진 나도 무릎을 껴안은 낮잠을 잘 수 있게봄이야외투를 벗어날씨가 변덕이지만 대신안아줄래?
- nana
- 2025-03-22
그려지는 소리 하나도 빠짐없이 고꾸라지고건반은 환상일 뿐이지사뿐히 걷는 고양이를 짓밟는 플랫된 음들미끄러질 수 있다는 건 필수 교양이지만 아무도 속삭여주지 않았어 교양 없는 자식이라거나 가정교육을 운운할 때손가락 마디가 움츠러들지 난 클래식을 모르는 피아니스트어쩌면 건반을 덮고 자는데차원 위로 보이지 않는 걸 봐야 한다는 거야 참 어렵지어쩌면 환상 속에 사는데꿈은 매번 고꾸라지지 키 클 징조라나 헛말들을오선지 곧은 소리아빠는 눈만 봐도 알아그리는 것 절뚝이며네 동공만 봐도 알아, 피아노 너의 흑건피아니스트 움츠러드는 것마저 연출일까성장의 척도를 알아줘 아빠플랫 플랫 플랫 내려가는 계단에서 강당에서 오페라홀에서어깨가 곱을 때 교정해주는 소리가 있다면쇼팽의 34번 남바쓰리 걸걸한 외침이지?즐거운 고양이의 자장가도약한다
- nana
- 2025-02-15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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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안녕하세요, 김선오입니다. nana 님의 <배케이션> 잘 읽었습니다. 귀여우면서도 쓸쓸한 감성이 느껴지는 독특한 시였어요. '밀물처럼 즐겼다' 이런 표현들이 특히 좋습니다. 앞으로도 건필하시길 :)
비어있는 물방울 같이 닿으면서도 이미 녹아 사라진
오오.. 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