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가 떠난 지 오래됐어요?
- 작성자 눈금실린더
- 작성일 2024-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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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역에서 잠을 잤어. 아마 10시쯤에 골아떨어진 것 같아. 눈을 떴을 땐 막차가 끊기기 10분 전... 무슨 생각이었는지 역사 밖으로 나갔어. 12월 초라서 희미한 눈이 섞인 바람이 뺨에 스쳤어. 춥다. 첫차는 6시에 오는데. 새벽에 움직이는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 걸까. 그런 걸 궁금해 해도 되는 걸까?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고개를 들면 익숙한 거라고는 초승달뿐. 네온과 LED 조명에는 영 익숙해지지
않아서...
사람들이 너무 많은데. 사이사이로 뛰어다니고 싶다. 촘촘히 박힌 솔기처럼 숨이 조금 죄는 기분. 만약에 기차를 탔다면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지하철을 탔다면?
내리실 방향은 오른쪽입니다. 기차역에서 잠들었다면 어땠을까.
결국 그래서 내가 가려는 곳은 어디인지. 이런저런 생각을 굴리다가 잊어버렸어.
잃어버렸어. 어디였지? 어디에 있지? 어딘가에… 두고 온 것만 같은 기분. 아직 첫차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데.
어쩌면 너와 막차를 타는 나를, 날을 꿈꾸면서 잊어버렸을 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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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색채는 십여년 전에도 같았다는 걸 생각하면 기분이 이상해 여전히 그때도 매미는 울고 있었고우리는 메마른 날개로 우는 것들을 경멸하며 갈구를 비웃어어지러움에 지나지 않을 기다림은 고막에 고통을 주고 햇빛에 눈이 먼 것들에게 멀어지는 인사를 건네면 우스움과별빛이 아닌 무언가살갗이 벗겨질 정도로 뛰어다니는 생의 감각에헌신하는 채도는 어리석고타오르는 것에 몸을 던지며죽어가는 마음들듣지 않는 노래로 말하는 어리석음
- 눈금실린더
- 2024-12-06
바닥에서 바다를 찾았다 모래알 발 밑에서 유영하고너의 깊은 잠수에 나는 숨을 쉬지 못했지만그걸 추억이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가끔씩그 때가 그리워 질 것 같아다른 목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까지 그 때를 기억하고 싶어서외로워 질 것 같아투명한 유리병을 잘게깨트리면서그런 생각만 했지조각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모래가 되고다시 가라앉을 때 까지
- 눈금실린더
- 2024-11-30
되고 싶지 않은 모습에 대해 나열하면서. 그렇게 되고 싶지 않아. 하고 싶지 않아. 벽에머리를 박을 때마다 떨어지는 선혈. 우리는 두려움을 핑계로.청춘을 낭비하는 밤, 그런 것도 한 페이지추억이라고 할 수 있다면 전부 태워버리자. 추악한 과거는 보고 싶지 않아.추악한 추억. 추악한 추억. 이제는 돌아갈 곳이 없어.숨을 한아름 뱉어내면그것은 멈추지 않는 밤과꿈과 재. 다시는 만나지 말자.떠났다고 생각했을 때도늘 그 자리라서.
- 눈금실린더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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