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
- 작성자 방백
- 작성일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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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169
생각에 잠긴 빨대가
멸종하기 직전의 달을 건지기 위해서 늘어났어
잠의 칼날로 자른 조각이 빨대 안에서 소용돌이치고
식곤증과 학교에서 받은
우유 푹 찔러 마셨지
등 뒤에서 속삭일 때
너는 어제 아침으로 저녁을 먹은 사람
나는 먼지를 엮어서 친구의 화분에 몰래 심었지
손톱만한 흙더미 홍수가 났고
씨앗이 없는데도 지애의 식물은 잘 자랐어
창틀에 버려진 우유의 개수를 세다간 집에 가지 못할 것 같았던 날들
빈 것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자리 넌 종이 화분을 씻는다
“손톱이 이렇게 지저분하니”
놀이터에서
한 칸짜리 곡선을 쥐고 달렸어
우유가 내리는 날이었지 반짝이는 빨대와
넌 역시 기다리는 사람
나는 팔을 뻗어 먼저 사과를 따는 사람
뉴턴이나 그런 건 잘 몰라서
나란히 세워둔 흰색 종이 상자 앞에 오랫동안 머무르던 폭언
상한 냄새가 나는 얼굴
손 안에 꼭 쥔 꽃씨는
어느샌가 전부 날아가버렸어
혼자 있는 등 위로 엎질러진 달
빛을 묻고 소원을 빌면 빨대같은 기원이 자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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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백
- 2025-01-18
속눈썹이 달에 갈고리를 걸고 물어봤어그날부터 내 눈은 입을 다물지 않았어파란 먼지바람이 불었어밤하늘에 아파트 옥상으로 그린 교차로가운데 서서별들은 차선을 바꾸며 느리게 걸어가고무단횡단하는 인공위성눈꺼풀로 모았지만둘을 가둘 시어가 모자랐지난 잔인한 말이 좋아요거울에 손자국을 내면서 마구 도망치는 아이사랑한다고 말하는 유리구슬쥐고 돌아오는 흐린 바닥에 다 그어버리고 싶어요파란 돌에는 계절이 없었다장마도 없겠지아, 하거나 우, 숨던가조각난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수많은 퍼즐을 아직 다 뒤집지 않은 사람처럼 점 점 점멀어진 거야그림이 없는 뒷모습달의 열렬한 뒷통수미음 받침이 싫어꿈에서도 머리맡은 부풀어올라요아주 커져서빛 폭발그 빛을 파람 이라고 했어파란이 아니라 파람여름의 손가락종이의 모서리푹 떠서 지나간 자리에돌파람달을 넣어보았다
- 방백
- 2025-01-16
생각에 잠긴 빨대가멸종하기 직전의 달을 건지기 위해서 늘어났어잠의 칼날로 자른 조각이 빨대 안에서 소용돌이치고식곤증과 학교에서 받은우유 푹 찔러 마셨지너는 어제 아침으로 저녁을 먹은 사람나는 먼지를 엮어서 친구의 화분에 몰래 심었지출렁거리는 흙더미 홍수가 났고씨앗이 없는데도 지애의 식물은 잘 자랐어창문에는 뿌연 달의 입김이 서려 있었다천장에 매단 히터기는 거짓말을 해서소매로 닦아버리면 미소도 하트도 이름도 없어창틀에 버려진 우유의 개수를 세다간 집에 가지 못할 것 같았던 날들빈 것이 성큼성큼 다가오는 자리 넌 앉는다그네가 치솟는다너는 고개를 젖힌다 신발을 멀리 던진다아파트 옥상의 간격만큼 잘라낸 허공그 사이에서 별자리를 보기 위해행성이 기울기를 기다렸다는 걸 알아놀이터에서한 칸짜리 곡선을 쥐고 달렸어우유가 내리는 날이었지 반짝거리는 빨대와넌 역시 기다리는 사람나는 팔을 뻗어 먼저 사과를 따는 사람뉴턴이나 그런 건 잘 몰라서출렁거리는 달이 차오른다 그렇게손을 내미는얇은 중력과 함께우주는 적당하게 좁아졌지바다의 식탁에 빨대같은 동앗줄이 내려왔다우리의 접시에달은 투명하게 엎어졌다
- 방백
- 2025-01-14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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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제 아침으로 저녁을 먹은 사람 이라는 문장이 특히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