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5-01-09
- 좋아요 0
- 댓글수 3
- 조회수 363
처음 만날 때부터 그랬다
뭔가 가까워질 수 없을 듯한 느낌
대화는 언제나 뚝뚝 끊기고
만날 때마다 어색하기를 몇 년,
친구라 하기에는 뭔가 애매한데
또 그렇다고 악연도 아닌 사이가 되었다
어떤 일이 생겨도 서로 간섭 안 해
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는 듯
눈이 마주쳐도 인사를 생각하지 않고
블로그에 글이 올라와도
보지 않고 삭제하는
또 누가 있으면 친한 듯이 보이는
오래 알아온 관계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관계
함께 있는다고 다 진정한 친구는 아니더라
시간과 관심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
너무 잘 알아서
오늘도 그냥
그저 그런 사이로 있다가 왔다
추천 콘텐츠
비가 멈추지 않는 밤지면에 피어나는 별문 닫은 가게들의 불빛이 비를 타고 하늘에 퍼진다빛을 품어 구름은 무드등이 되고잘 자, 오늘 밤은꿈에서 별을 줍자빗물 사이로 흩어져 밤새 토독토독 울려 펴지는 속삭임어디서 은은한 바람이 불어와더위 머금은 땅을 식혀준다매미 소리도 사그라든 여름의 끝자락아득히 머릿속에 맴도는 어느 밤을 흥얼거려 본다토닥토닥 여름의 손길을 견디지 못하고잠기운이 묻은 숨을 내쉬며 바람의 숨소리에 맞춰살며시 잠이 든다잔잔히 깔리는 비의 걸음끝나지 않을 듯한 마지막 소나기빗소리가 귓가에서 멀어지고몽롱해지는 밤시야에 걸린 창문 너머나비 한 쌍이 날아간다여름밤의 빗소리를 타고
- 가엘
- 2025-09-21
푸른 산길게 늘여 발음해 본다푸우른,눈앞에 두고 오르지 못하는푸우른 산푸우른 것들은 많다 하지만옷에 새겨진 은빛 강아지는 움직이지 못하고 표지가 찢긴 채책장 깊숙이 박힌 책은 꺼내지지 않고 나는 여기서 산을 바라본다 그저 바라본다 멈춰 있지 않는 산을 내가 멈춰버려 갈 수 없는 금지된 저 푸우른 곳푸르름을 잃으면 강아지 짖는 소리도 책장 넘기는 소리도들리지 않는다아아, 나는 모든 것이 가만히가만히 고정되어야 움직일 수 있게 되었나 보다 그래서 산이시간 속에 살지 않는 멈춰버린 것이 되어푸르러지지 못하게 되어야지만만날 수 있는가 보다 그러나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나는 그저 본다 계속 산을 본다 푸르러지고 싶다 저 산처럼
- 가엘
- 2025-08-24
내 친구는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요그래도 저 하늘에 별이 있는 한꼭 만날 수 있을 거예요 풀벌레 우는 소리 들리던 날에그날따라 별이 선명하게 보이던 밤에 친구는 자길 보고 싶으면언젠가 찾아오랬어요 별을 따라가는 법을 안다면분명 찾을 수 있다면서 그때 차마 어떻게 별을 따라가야 하는지 모른다고 말하지 못했지만 나는 손가락에 손가락을 걸었고그 후엔 서로 얼굴을 보며웃었던 것 같아요그날 밤 이후로나는 별을 봐요 아직도 어떻게 별을 따라 친구를 만날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그때 하늘을 나는 법을물어봤다면 어땠을까 생각하지만 언젠가는 알게 될 거예요그래서 그냥 별을 봐요 만약 내가 구름 위로 올라가우주에 닿는 법을 알게 된다면이 지구보다 더 어둡지만별이 잘 보이는 곳을 알게 되는 걸까요그렇다면 나는내 친구를 발견하기 위해 물방울도 떠다니는무중력 상태에서떠다니는 별들의 발자국을따라 헤엄칠 거예요 별들의 속삭임을 따라친구가 지나간 자리를 찾을 거예요그러면 보게 되겠죠오래 전에 날아간 내 친구를
- 가엘
- 2025-03-23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안녕하세요, 김리윤입니다. 가엘 님의 <사이> 잘 읽었습니다. 이 시는 오래된 관계 속 거리감과 애매한 감정을 담담한 어조로 잘 표현하고 있네요. "친구라 하기에는 뭔가 애매한데 / 또 그렇다고 악연도 아닌 사이"라는 구절이 특히 공감되는 감정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또한 "시간과 관심은 비례하지 않는다"라는 표현이 관계의 깊이가 단순히 시간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정리하면서, 시의 핵심적인 메시지를 명확하게 전달합니다. 다만 후반부에서 감정의 변화나 깨달음이 조금 더 구체화된다면 마무리가 더욱 인상적으로 남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늘 건필하시길 응원해요 :)
참 사람에게 있어 관계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시 고마워요.^^
@송희찬 좋은 시로 받아 주셔서 고마워요.
좋은 글을 쓰겠다 다짐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얼룩덜룩한 마음이 글이 묻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