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
- 작성자 가엘
- 작성일 202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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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2
- 조회수 161
처음 만날 때부터 그랬다
뭔가 가까워질 수 없을 듯한 느낌
대화는 언제나 뚝뚝 끊기고
만날 때마다 어색하기를 몇 년,
친구라 하기에는 뭔가 애매한데
또 그렇다고 악연도 아닌 사이가 되었다
어떤 일이 생겨도 서로 간섭 안 해
라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는 듯
눈이 마주쳐도 인사를 생각하지 않고
블로그에 글이 올라와도
보지 않고 삭제하는
또 누가 있으면 친한 듯이 보이는
오래 알아온 관계
어쩌면 아무것도 아닐 관계
함께 있는다고 다 진정한 친구는 아니더라
시간과 관심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거
너무 잘 알아서
오늘도 그냥
그저 그런 사이로 있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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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하마였다입을 아주 크게 벌린 하마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모습 넌 웃기는 사람이 되기를 자처했다하지만 마트 카운터의 돈 보관함처럼귀가 넣는 족족 저장해 두어서흘러가는 말을 흘러 보낼 수 없었지그래서 넌 금방 얼굴이 빨개지고울음을 머금고 넌 노래를 좋아했다노래를 불렀다노래 부르는 걸 싫어하면서친구일 뿐이라는 걜 위해서 우리의 대화는 걱정으로 끝나고너는 옅게 농담을 건네고그렇게 마무리 다음 대화는동물원 원숭이에 대해토론하고-주제는 개미핥기로 넘어가넌 여전히 하마고 근데 무엇이 널 하마로 만들었어?넌 원래 사람이었잖아 하마하마하마아무튼 네 별명이 굳어져서이제 너는 하마가 되었고나는 하마가 되지 못해서너와 대화가 안 통하고 인간 둘이 친한 건 괜찮은데하마랑 인간은 좀 이상하잖아? 그으래? 우리는 이제원숭이나 개미핥기 따위의대화는 하지 않는다 난 조용히 교실 구석에 박혀네 표정을 눈에 담아두었다가거울 보며 따라 해 봤어아- 하고 입을 크게 벌려봤어 너와 같을 순 없더라그렇게,끝내,
- 가엘
- 2025-01-18
아무도 없는 오래된 놀이터…, 삐거덕삐거덕, 비 맞아 녹슨 그네, 저어 멀리 샛길에, 웅성거리며, 놀이터 앞을 지나가는 하교하는 학생들. 까르르까르르 웃음소리는 바람처럼 떠다니고, 나는 홀로 눈을 위쪽 하늘에 둔다 이 공간을 벗어난 하늘, 아무리 높이 날아도 밟을 수 없는 땅, 삐거덕삐거덕……, 허공을 차 봐도 웃음거리가 될 뿐. 이제는 아무도 발걸음 하지 않는, 나는 이곳과 하나 되어, 그네의 삐거덕거리는 소리를 타고……, 그네를 흔들어 나무 끝에 발끝을 맞대며, 삐거덕삐거덕, 그네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 느린 곡조를 타고, 하늘로.
- 가엘
- 2025-01-11
요즘 따라 길에서 만나는 후배들이 꾸벅 인사를 한다.내가 나이를 먹어서이다.아니아니, 곧 있을 개학을 위해서이다.점점 후배가 늘고 나는 고3을 향해 달려가는 중. 내 몸은 별로 자라지 않은 것 같은데나이만 쑥쑥 늘고 있다. 시간은 인간이 만든 개념이라지만이름이 없어도 실재인 것이 분명하다 언젠가 본 책에서는시간이 인연을 만들기도 한다는데그런 건 잘 모르겠고 후배들이랑 친해지기는 어렵다눈빛에 꿍꿍이가 보인다 그래서인가 배꼽인사가조금아니, 조금 많이 많이 많이부담스럽다.....
- 가엘
- 2025-01-02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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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참 사람에게 있어 관계는 어려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시 고마워요.^^
@송희찬 좋은 시로 받아 주셔서 고마워요.
좋은 글을 쓰겠다 다짐했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얼룩덜룩한 마음이 글이 묻어 나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