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한 작별의 아픔은 나를 키우고 나는 이제야 방법을 알았습니다
- 작성자 박건희
- 작성일 2025-01-10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77
언제 장보러가는 엄마손 잡고 대형마트에 갔는데 에어컨이 나오길래 그제야 봄이 끝난 줄을 알았습니다
따라올 여름을 맞느라 미처 보내주지 못한 봄것들에 아파하고 있습니다
누구는 여름이 뜨겁다 하지마는 여름 감기는 아주 독해서
축축한 이불 속에서 내내 앓기도 합니다.
여름날 첫 비가 갠 뒤에야 난 그들을 다 보냈습니다.
자다가 추워 옷 찾아입은 어느 날에야 여름이 끝난 줄을 알았습니다
책 읽기 좋다던 가을은 금세 발자국을 보이고
예고 없이 온 칼바람이 방심하던 나를 꽁꽁 얼렸습니다
나무들이 새단장하던 계절이 지났습니다
잎새가 다 지고서야 그들이 하던 게 뭔지 알아차렸습니다
나무들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했겠구나 알아차렸습니다
나는 또 아차 늦어버려서 인사를 채 못했습니다
가을이 떠나버린 줄 그제야 알았습니다
나는 이렇게 늘 계절이 지고서야 그것이 피었던 줄 알았습니다
덜렁덜렁 한발씩 늦어 예치 못 한 추위에 감기를 달고 사는 나입니다
그렇지만 내 감기는 금방 낫습니다
떨어지던 잎새들과 꽃들은 금방 또 활짝 피었습니다
벚꽃이 다시 핀 날 내 봄이 돌아와 인사 건네고 있었습니다
나는 이제 어른이 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일기예보를 챙겨보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어린날 앓던 감기는 이제 면역이 생겨 별로 아프지 않습니다
겨울과 작별하는 맘으로 봄나물을 사 먹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단풍이 생기면 떨어지기 전에 얼른 사진 찍는 어른이 되었습니다
오는 계절을 맞고 가는 계절을 보내는 그런 '어른'이 되었습니다
추천 콘텐츠
밤이 찾아온다나는 새벽에 있다.한 점 행해 가다가눈이 부신 밝음에 시려오는 맘, 창문.석양이 만드는 것은 쓸쓸함이 아닌벌건 빛깔의 추억내 눈에 오직 담겨오던 것은 밤이 아닌 낮어둠이 아닌 빛하늘에 떠있는 달삶은 몸부림이다.그 길은 동굴 속이다.검은 길을 걷던 와중에도 불을 붙이려던 노력이다.밤에만 보이는 별과 같고죽음을 향한 길 위 심는 꽃 한송이의 아름다움이다.찾아오는 밤을 앎에도 불구하고팔레트에는 물감이 줄지 않는다
- 박건희
- 2024-12-21
청청 바다 수평선을태양이 붉게 물들일 때도그것은 자기를 지켰나니외랴 우리를 품고 고운 것을 간직하여 선물했나니내 삶의 기적이라면 배 한척과그 위에 물과 음식과 파도의 노랫소리일 지나니아아, 아름답고 넓은 붉은빛의 바다를 보라단아하니 주욱 뻗어진 수평을 보라품은 자의 아름다움을 그녀는 안다출렁, 배 위 해를 올리고 그것을 달래이듯이푹 자고 내일 오라며품는 자의 아름다움을 그녀는 안다내일 올 해는 우리를 비추고벼 이삭의 고개를 누르며가지지 아니한 자의 행복을 그는 안다청청 바다 수평선에해가 붉게 덮어질 때면부침개 하나 부쳐먹고 뱃놀음에아름다운 자의 행복해짐을 알려니오.
- 박건희
- 2024-12-20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