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기
- 작성자 운오
- 작성일 2025-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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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수 60
부아를 품은 가슴속에서 페튜니아가 발아한다.
다른 원을 품은 꽃들을 발판 삼아 발돋움을 해간다.
페튜니아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해 간다.
페튜니아의 가시 돋친 덩굴이 전신을 뻗어 나간다.
(덩굴이 전신을 뒤덮어 이성을 잃을 것이 뻔하다.)
페튜니아의 덩굴을 잘라낸다.
잘린 덩굴 끄트머리에서 덩굴이 증식한다.
성작 억제제를 사용한다.
덩굴의 성장 속도가 약간 느려진 듯하다.
(퍽 유용했다.)
덩굴을 외면하기 위해 다른 것을 해보기로 한다. (그래, 글쓰기를 해보고 싶었다. 그것이 내 소망이다.)
덩굴이 내 시야를 가린다.
덩굴이 내 눈을 뒤덮어, 보이는 것은 공허뿐이다.
가슴 속에서 색을 잃어가는 붉은 장미 한 송이가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그 꽃을 잃기 싫었기에 덩굴에 접붙이기를 해본다.
(덩굴을 꽤 훌륭한 영양분이 되었다.)
그악스럽게 연명하던 페튜니아는 붉은 장미의 영양분이 되었다.
붉은 장미가 덩굴의 가시를 거둬드리고 꽃 향을 토한다.
시야가 탁 트이고, 장미가 나의 소망을 부추긴다.
부아는 안화함의 양분이 되어 안화함의 개화를 거들었다.
(나의 소망이 개화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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