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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 작성자 사계마로
  • 작성일 2025-07-10
  • 조회수 380

이 시기 즈음 이 시간 쯤에는
학교 한 켠에 수납되어 종이로 된 쳇바퀴를 굴린다
스륵이는 종이 소리가 칼을 갈때
귓바퀴는 피곤하게 서늘해진다

강변 너머 논밭의 색을 보지 못한 것은 오래되었다
보리향도 유리를 월담할 자신은 없기 때문이어야 한다
하굣길에 보리밭을 들릴 수 있을 여유는...

그래도,
언제 마주한다면 반갑다고 인사는 하겠지

노을은 자신의 빛깔이 부끄러운걸까
구름을 덮고 비친 보리 색깔은 여유가 그려간 풍경화
괜스레 인상주의가 스쳐지나간 것은 우연이 아니고
그 석양이 숨을 틈새에
눈망울도 보릿빛을 띈다

해맑은 웃음은 인상주의 같은 따분한 것들은 모르지
웃음들은 거친 붓질로 그린 유채화가 아니고
여린 농담의 퍼져가는 수채화

캔버스 위의 떠다니는 이론을 알아버렸다면
산들거리는 숙인 새순들의 동요소리와
맑은 보리향 따위는 잊혀지는 때
자전거를 타고 풀들이 뜨문뜨문 난 길보다 검은 아스팔트를 걷는다

과거를 묻고왔어
그 위에는 새로이 푸른 보리싹이 피기를
얄팍하고 이기적인 바람에도
익숙하게 새싹 흔들리는 소리가 들려

황혼은 그새
보리밭 사이 여린 새싹들처럼 이불을 휘덮고 도망갔다
하굣길에는 거울을 한번 보러가야겠네

강가의 윤슬이 다시금 옅어질때면
익지 않은 푸른 보리가 펼쳐진 그곳은
어린 시절이 몽글어져있는 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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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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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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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현서
  •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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