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속 썩은 사과>
- 작성자 쟁승
- 작성일 2025-07-10
- 좋아요 0
- 댓글수 2
- 조회수 397
손때 없는 윤기나는 껍질
속은 이미 썩어 문들어졌다
깨물기 전까진 몰랐다
속 썩은 사과였단걸
뇌물은 거센 비처럼 내리고,
비밀은 불고자하는 바람을 붙잡으며
양심은 민들레 씨가 되어 멀어진다
흗날린 건 양심만이 아니다
우리의 내일까지 절벽으로 내달린다
“어쩔수 없었어요”
그래, 썩은 사과는
하나로 끝나지 않고
상자 가득한 사과들도 물들었어 시뻘겋게
싸구려 향수처럼 은은하게 퍼지는 냄새
우리는 언제쯤 물갈이를 할까?
부패한 썩은 물을 버리고
청렴한 물을 다시 부으며
탁하지 않은 내일을 언제쯤 돌려받을까?
추천 콘텐츠
비가 오는 날하늘 위 펼쳐진 잿빛 구름구름들이 파도친다그사이 들리는 굵은 비우산 없이 뛰어가는 아이들의 비명과비 맞으며 노니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비가 계속된다비가 멈추지 않는다이리저리 춤추는 우산 위 방울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다습기 찬 숨 삼키며이내 적신 눈을 감는다뿌연 안개하나 나풀나풀 밀려오고서늘한 풀냄새 가벼이 지나간다멀리서 실려온 낙엽 한 잎이도로 위 갈비뼈 끼어 흐른다붉은 선(船)은 이름을 잃은 채해안에 기대 있다돛은 바람을 부르지 않고나침반은 북쪽을 믿지 않는다낙엽은 어딜 가려했을까아니 그보다어딜 가려하는 걸까아직 떠있다비 오는 날이면난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계속해서 흐르는 빗물을 따라외로이 표류하는 낙엽을 따라일렁이는 하늘을 우러러 쓰다듬으며체념인지 해탈인지 모를 미소 짓는다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그곳이 어딘지나도비도 알지 못하더라도*이채 시인의 '비 오는 날엔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의 일부 구절 인용함
- 손석호erik1234
- 2026-07-11
상냥한 무엇이 있었다한 여름의 모닥불 같은그저 올곧은 난로가 있었다한결같은 누군가가 있었다나는 장작이었나계속 품어졌다숨이 막히도록 좋았다[너무 직설적이야. 다시,]나는 장작이었다한 없이 사랑을 받는무엇에 필요한 존재였었다비가 왔었다 잠든 사이폭격이었다 마치감싸주려다가 칼을 들이미는호우였다 나는 몰랐다[사람들은, 그것을 '불꽃놀이'라며 좋아했다.]무엇이 무엇이었는가누군가가 누구였었는가순환논증 같은 명제는[······.]상록수인 양 흉내내고알맹이 없는 것들을 뱉어낸다나는 바꿔야 했다이 모든 어리석은 세상을이 지금의 나조차도 얼려버려야 했다불타오름이란 가장 꺼지기 쉬운 가치다[실은, 매우— 아름다운 가치라고, 생각했었다···.]나는 나를 지우고그 형용할 수 없는 기억도 지우고더 이상 남기지 않고생각만 남긴 채무엇을 보러, 누구를 보러[그리움— 그리고 그대를, 다시, 보려···.]
- 박해랑
- 2026-07-11
수몰된 야행들어본 적도 없는물 속의 거리에 잠겨 꾸역꾸역 걷다가로등 불빛이 둥글게 번져나가며텅 빈 산호초 집을 냉철히 비출 때조용히 숨 내쉬다방울들은 조곤조곤 단란히 수면 위로 터져나가고유유히 그 사이를 흘러가는 물고기떼전갱이 주제에 헤엄치다부레도 없는 내가 걷다한숨이 잘게 갈리는 해저의 모래밭 거리에서 올려다보다미지근한 밤 수면이 지루한 듯 일렁이다물에 투영된 도시의 색채들이 아래로아래로가라앉다허리 숙여 광안리의 밤을 쥐어보다식어가는 그 온기 틈새로 언뜻언뜻 세어나오는광안대교의 빛 부레를 잃고 가라앉은 마지막 육지 산책처럼해변의 버스킹 소리가 떨려오다물결이 흔들리다흔들리는 나를 마주보고 바라보고 또 하염없이 바라보다가난간에 기댄 나는 오늘 광안리 밤바다 심연 아래에 나를 가두어두고이제 다시 여기 오지 않다멀어지는땅 밟는 걸음 소리를 기억하다
- 가을벚꽃
- 2026-07-10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1.19 혁명 때는 뭘하셨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