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방향으로 걷기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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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576
골목길에서 컵 떡볶이를 든 아이들이 집으로 달려간다
아스팔트에 묻힌 {일방통행}을 밟고
포장도로에 뭉친 물들이 크록스를 적셨다
신발이 작아졌다
아이들이 내 신발을 지나간다
작년 운동회 때
친구들의 목소리는 골목에 자국을 남겼고
박수를 많이 쳤나?
손은 붉게 익어 있었다
어느 반 친구가 떨어트렸는지 모를, 떡볶이 국물이
운동장 모래에 떨어졌다
모래 알갱이 사이로 국물이 스며들었다
운동장이 떡볶이가 맛있었나 보다
우리 목소리가 저기 들어갔나 보다
우리 반 친구들은 말없이 떡볶이만 먹고
운동은 관심 없던데
선생님 혼자 몸을 흔들며
놀고 있다
나와 베프는 떡을 삼켜 먹는다
덜 익은 떡볶이나, 푹 익은 떡볶이는 목에 걸리는데
매콤한 고춧가루 맛이 우리의 목으로 넘어간다
적당히 익었다
달리기 경기는 계속 달리고
학교 친구들 사이에 밟혀 죽은 개미가 있을까?
우리는 달리는 친구를 보며 또 이야기나 따 먹는다
우리가 죽인 개미는 생각하지 말자
우린 손바닥을 나누어 만진다
죽은 개미를 모래에 덮자
골목에 개미 그림을 칠하자
골목의 그림은 학교에 묻어졌다
포장된 모습으로
학교와 우리의 손자국을 공유했다
목소리와 함께
손바닥이 차가워졌다
베프와 연락은 개미처럼 언제 죽었는지도 모르고
일방통행 길은 학교 반대쪽으로 뻗어 있고
아이들이 하교한다
컵에 담긴 떡볶이를 먹으며
아이들이 모르게 컵 속 떡볶이 국물이
포장 도로에 떨어진다
크록스에서 냄새가 났다
오늘도 등굣 길을 걸었고
아스팔트 길을 밟았고
운동장에 포장된 내 흔적을 털어낸다
오늘도 죽은 개미를 누르고
골목을 걷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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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선경입니다. 올려 주신 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전반적으로 이미지가 너무나 반복되고 있다는 인상이 듭니다. 그래서 정서가 응축되거나 고조되지 않고 흩어지는 것처럼 느껴져요. 이 시에서 떡볶이가 이렇게까지 강조될 일인가? 하는 의문도 들고요. 여러 이미지들이 개별적 이미지 자체로는 생생하고 좋지만 문맥상 감정적 밀도를 높이지 못한 채 병치되는 면이 있습니다. 감각과 정서의 연결은 좋아요. 말씀드린 '반복'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시길 바라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