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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인 전시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7-24
  • 조회수 550

미술 전시장에 갔다

하나의 작품이 걸어갔다


주제는 사람

우리는 다섯 개의 칼을 가졌다


청각

촉각

후각

미각

시각


칼로 이름을 만든다


1.청각


고등학교 원서를 썼다


날인은 이름을 날리는 것

이 아닌 

도장을 찍는 것

이라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안내문에 찍혀 있었고 

가방 안에서 둥글게 말려 있었다  


날아가지 않고 붙어 있었다  


한 학교는 내신이 어렵다는 소문 

한 학교는 일진이 많다는 소문 

한 학교는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 

귓볼 안에 그림을 그려도 될 것 같아 

귀가 처리하는 소리가 넘쳤다  

귓밥이 많아졌다 


 삐  


앞이 투명해졌다 


 삐뽀 


둥글게 말린 점이 얼굴에 붙어 버렸다  


2.촉각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투명해서 어두워서 없는 것처럼  

까슬까슬한 물질이었다 

까칠까칠한 모양이었다 

모습 없는 종이  

풍덩  


물에 빠졌나? 

귓볼이 따갑다  


흐물흐물 사람이 빠져나간다 

종이가 퍼져간다  


투명한 곳 밖으로 

아무 것도 없는 곳으로  

손가락이 나이를 먹었다  

학교가 투명한 곳의 밖으로 던져졌다 

녹아내렸다  


3.후각


약물이 몸으로 들어간다 

약 냄새가 난다

 비린내가 난다 

 빗방울이 떨어졌다 


서로 모였었는데 

방울 하나로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등 뒤편을 적셨다  


코가 막혔다

 콧물이 코를 헐게 했나?

 코피가 내렸다 종이에서 물비린내가 났다 

고등학교 원서가 물에 잠겼다  


물이 증발하는 상상 

고등학교에서 땀 젖은 냄새가 났다  

약품이 몸에 스며들었다  


4.미각  


어렸을 때 우유 급식을 신청했었다 

종이를 씹어 먹을 수 있어

종이 팩 우유도 삼켰었다  


친구들을 나를 소로 불렀다 

종이와 우유도 먹어도 되는 소 

돼지 소  


입안에 음식이 가득하다 넘친다 

마지막 먹었던 급식은 어제 먹은 음식과 섞였고 

입속에 쌓였다  


여름이라 금방 상하는데  


나는 음식을 삼키지 않고, 냄새를 몸에 붙였다  


5.시각  


눈을 떴을 때 사람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칼이 내 몸에 붙은 줄을 잘랐다

 몸에 약품이 묻었다 

피 냄새가 났다  

구급차 침대에 안겨 있었다  


투명한 소문이 학교에 돌았었다 

말 없는 눈빛 

넘어지는 소리  


지금도 누군가에게 안겨있는 

작품  점 여덟 개 

백신 자국이 

또 아프다고 

몸 안쪽으로 말려 들어갔다  


학교가 눈앞에서 

투명해졌다 

아니,

 없을지도  


물방울이 터졌다

앞이 뿌옇다


6.이름  


눈을 다시 떴을 때

미술관에 작품들이 움직인다 

1관 넘어 2관 넘어 여기까지 5관을 지났다  


이름 적힌 도장을 만드는

낡은 점포 6관이다 


 "저흰 기계를 사용하지 않아요." 

나이가 많은 손금으로

 칼을 잡는 낡은 손금들  


이름 하나를 부탁했다 

작품 하나를 만들게 했다 

잘 보이게 

투명하지 않게  


도장 조각들이 떨어지고 

칼끝이 날카롭고 

손 조심하세요 

손가락에 붙은 냄새가

 비린 피와 함께 떨어진다 


 "완성됐어요" 

종이에 이름을 눌러본다 

선명하게  

이름 하나가 6 관을 넘어간다 

집으로 하교한다  


나를 닮은 작품이 미술관 밖으로 퇴근한다  


오늘도 비와 함께 백신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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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이런 형식의 시는 처음 쓰는 것 같아요. ㅎㅎ

    • 2025-07-24 17:26:39
    송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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