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기까지
날이 흐르고쌓여가는 모래더미가 멈췄다모래성을 쌓으려 모래 알갱이들을 모으던 아이는손톱 사이에 낀 알갱이를 빼내다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어느새 노을이 지는 하늘주변 친구들이 그네에서 일어나면키가 삼센치는 커져있다아이는 모래밭에 엉덩이 붙여 앉아서어른이 지나가기를 기다린다친구들을 똑닮은 어른이 손을 잡는다초록 원색을 입은 아이 앞에는 파스텔톤 초록을 입은 어른이 서있다나를 똑닮은 아이가 있다나무 뒤에 숨어서 모래가 쌓여가는 걸 보는 아이나보다 작은 그 아이는 내가 입은 회색빛 옷보다 조금 더 짙은 색을 입고 있었다어느날은 모래성이 무너지길 바라듯 입김을 불다가또 어떤날에는 모래를 한웅큼 집어다 준다아이는 나에게 다가오지 않는다그늘에 앉아 쉬는 아이에게 다가가면화들짝 놀라 나를 밀치고 달려간다내가 넘어지며 깔고앉은 모래성에게는평평한 바닥보다는 약간 울퉁불퉁했다햇빛이 쨍쨍해 정자그늘에서 쉬던 날내가 깔고 앉았던 모래성 위에 올라서는 아이를 보았다손으로 키를 재듯 손짓하는 아이의 옆에는시소를 타던 아이들이 없었다나는 작은 나뭇가지를 가지고 아이 옆으로 다가갔다인사도 하지 않고 자리에 쭈그려 앉았다나뭇가지가 모래를 가로지르자 기다란 선이 생겼다ㅇㅏㄴㄴㄴㅕㅇ글씨를 적었을 때 아이는 처음 나를 봤다아이가 입을 열었다...안녕나보다 작은 아이에게서는조금 더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눈을 마주치자아이는 어느새 불쑥 커져있었다키도 커지고, 손도 커졌다나를 똑닮은 어른다른 아이들에게 다가온 어른들은 손을 뻗어 아이를 데려가는데아직 손과 발은 그대로 작았다나는 아이의 손을 잡고 모래를 한웅큼 쥐어주었다모래성 같이 쌓을래?아이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모래를 바라보았다아이의 손이 점점 커지고 넓어졌다여전히 모래를 쌓았다성을 만들지도 못하고작은 알갱이들을 쌓아올렸다나와 아이는 놀이터에 남았다하루가 꼬박 가기까지해가 지며 아이는 점점 작아졌다그리고 내가 점점 작아졌다나를 데리러 온 투박한 손, 그걸 알아도 작은 손은 여전했다모래가 흘려내렸다성이 되지못한 작은 알갱이는 여전히 모래니까성이 아닌 모래인 채 있었다어쩌면 나도 아이도 성을 쌓고싶지 않았다
안녕하세요, 고선경입니다. 올려 주신 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이미지의 전환과 물성의 흐름이 잘 이어지고 있네요. 그런데 이미지 간의 관계가 다소 느슨하게 연결돼 있어 시적 긴장감이 완전히 유지되지는 못합니다. 더불어 "새하얀 종이 위/그대의 글을 쓰고", "그대에게/물들기 시작하면", "비가 되어 내립니다" 같은 표현은 상투적이고 일차원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하면 더욱 좋은 시가 되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