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 모으기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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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381
머리에 물이 고여서
머리카락을 밀러 갔다
햇빛의 절반이 습기
이번 여름은 해만 맞아도
머리카락 뿌리가 썩어 간다
오랜만에 만난 단골 이발소 이발소 사장
대기 의자는 공기만 앉아 있다
일단 앉으라는 말
내 다리 밑에 잘려있는
누군가의 머리카락 밟고
의자에 앉아
먼저 앉은 사람의 온기를 누른다
머리카락을 잘랐다
"이사 간 곳은 어때요? 많이 더운가 봐요. 얼굴이 많이 탔네. 머리도 미는데 군대 가시나? 아들?"
이발사는 머리를 자르고
내 머리에서 나간 머리카락을 모으나?
머리카락과 함께 내 모습을 베낀다
거울 속에 당신도 있으면서
저, 학생이고 학교는 다니지 않아요
라고 답했는데
이발사는 거울 밑을 주시
쥐 한 마리도 죽이지 말자.
현금 결제 시 1000원 할인한다
는 문구 붙어 있다
사람을 모으고 있다
쥐에게 머리카락을 주면서
내 머리카락 주변에 쥐들이 많다
사장님 쥐가 많아요
사장님은 빗자루로 머리카락을 쓸고
쥐를 모은다
단골손님을 모으고
거울 속에 놓았다
머리카락을 모으는 이발소
내 머리는 오늘도 젖어 있다
내 얼굴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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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찬
-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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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희찬
- 2026-03-06
흰머리가 하나씩 빠져갈 때면, 할아버지는 겨울을 들고 들어오신다엔진 오일을 갈고 왔다는 고집이 불고 나면그가 물고 있던 담배가 한 움큼씩 집안으로 퍼져가고 할아버지는 12월보다 3월이 더 춥다고 하신다 지금쯤 피어야 할 목련잎들이 얼어있다창밖을 보면서 할아버지는 창문을 닦는다 시멘트가 깔린 도로 위에서 연기를 뿜으며 지나가는 레미콘장난감 기차는 씩씩하게 집안을 돌지만할아버지는 레미콘의 아픈 부분을 눈대중으로 찾고정비에 필요한 물품을 찾으려한 걸음씩 주방 쪽으로 향할 때 기차가 선로를 이탈했다 할아버지는 한 손으로 민머리에서 흰머리를 찾고다른 손으로는 숟가락과 포크를 들며정비공의 손이라 믿으며 할아버지는 정비 물품을 가지고 밖을 향해 나아갔다 몸을 추스르던 목련이 서서히 꽃을 피우는데아침을 사는 아이들은 씩씩하게 제 길을 향하는데 아스팔트 바닥에서부터 시작된 담배 연기는큰 구름을 만들어 창문을 가렸다 씩씩했던, 기차는 망가진 채로 집만 돌고할아버지는 고치지 않았다 흰머리만 잔뜩 날리는 겨울에 뻐끔뻐끔 목련꽃만이 만개했다
- 송희찬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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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선경입니다. 올려 주신 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쥐라는 존재의 활용이 시 속에서 잘 어우러지고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머리카락을 모으는 행위와 단골을 모으는 행위 사이의 유기성과 개연성이 부족해 보여 퇴고하실 때 참고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