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산 등산가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8-04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459
단단한 사람이 있다
얼음이 정수기를 타고 컵으로 내려오는 잠시
동안 녹았다
우리 집에는 흰색이 많았다
변기, 세면대 물이 지나가는 자리
모두 흰색이었다
모두 흐르니까
더러워졌다
어릴 때는 아무것도 입지 않았다
시원하게 태어났다
모르는 사람들이 벌거벗은 나를 봤다
빨리 흰색 옷이라도 입어야지
나를 덮은 흰색 수건
피로 적셔졌었다
이제, 나갈 시간이야.
집
밖으로
나는 정수기에 물을 받고
흰색 컵을 꽉 물어버린 물때
나는 검은 옷만 입는다
횡단보도도 아스팔트만
피하고
건널목 위에
한 사람의 시신이 뻗어 있다
나를 닮은
딱딱한 이빨
녹은 얼음
오늘도 단단한 사람이 녹아간다
검은색 옷에 물이 지나갔다
조금씩 색이 입혀지는 한 사람이
횡단보도를 또 걸어갔다
나와 함께
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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