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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생존자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8-07
  • 조회수 394

어린 내가 만든 마을은 사람이 많이 산다


아파트의 불은 늘 켜져있고

사람들은 금붕어 한 마리 정도는 키우고 있겠지

전기세 걱정 없이


학교 마지막 기술 수행은 

미래 마을 디자인 하기 

내가 디자인 할 수 있을 정도로만


골목에는 금붕어를 들고 가는 사람이 있고 거리에 붙은 껌을 밟았다

이 정도로 우리 골목이 더러웠나?

눈앞에 보이는 껌

쓰레기를 무단투기 했으니 벌금을 내야지

근데 돈이 없다


어린 내가 흔들리고 있다

잔상처럼

휴대폰 액정이 뿌옇다

금붕어 꼬리가 튕긴 물방울과 함께

어린이가 떨어트린 얼음물에


마을버스를 타고 있으면, 나는 멀미를 한다

열기가 공기를 익히면 

금붕어는 익을까?


어항 속 수면은 조금씩 자리를 잃어 간다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오늘도 금붕어를 잃었다

학교 가기 전에 조금씩 멀미를 앓았다

물방울이 휴대폰 위에 떨어졌다


도시에 흐르는 금붕어가 없다

단지 마을버스를 타고

아파트를 떠나는 사람들


미래를 미술로 그리는 

기술 수행은 제출하지 않았다


도시에는 빈 어항만 있을 뿐

나는 이번 여름에

다가올 사람들에게 금붕어를 나누어줬다


휴대폰을 툭툭 터치하는

어린 나에게도


아파트 단지에서 아이들이 놀고

아직은 놀이터 모래가 마르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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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석호erik1234
  • 2026-07-11
사상범(思想犯)2 -오래 전에

상냥한 무엇이 있었다한 여름의 모닥불 같은그저 올곧은 난로가 있었다한결같은 누군가가 있었다나는 장작이었나계속 품어졌다숨이 막히도록 좋았다[너무 직설적이야. 다시,]나는 장작이었다한 없이 사랑을 받는무엇에 필요한 존재였었다비가 왔었다 잠든 사이폭격이었다 마치감싸주려다가 칼을 들이미는호우였다 나는 몰랐다[사람들은, 그것을 '불꽃놀이'라며 좋아했다.]무엇이 무엇이었는가누군가가 누구였었는가순환논증 같은 명제는[······.]상록수인 양 흉내내고알맹이 없는 것들을 뱉어낸다나는 바꿔야 했다이 모든 어리석은 세상을이 지금의 나조차도 얼려버려야 했다불타오름이란 가장 꺼지기 쉬운 가치다[실은, 매우— 아름다운 가치라고, 생각했었다···.]나는 나를 지우고그 형용할 수 없는 기억도 지우고더 이상 남기지 않고생각만 남긴 채무엇을 보러, 누구를 보러[그리움— 그리고 그대를, 다시, 보려···.]

  • 박해랑
  • 2026-07-11
수몰된 야행

수몰된 야행들어본 적도 없는물 속의 거리에 잠겨 꾸역꾸역 걷다가로등 불빛이 둥글게 번져나가며텅 빈 산호초 집을 냉철히 비출 때조용히 숨 내쉬다방울들은 조곤조곤 단란히 수면 위로 터져나가고유유히 그 사이를 흘러가는 물고기떼전갱이 주제에 헤엄치다부레도 없는 내가 걷다한숨이 잘게 갈리는 해저의 모래밭 거리에서 올려다보다미지근한 밤 수면이 지루한 듯 일렁이다물에 투영된 도시의 색채들이 아래로아래로가라앉다허리 숙여 광안리의 밤을 쥐어보다식어가는 그 온기 틈새로 언뜻언뜻 세어나오는광안대교의 빛 부레를 잃고 가라앉은 마지막 육지 산책처럼해변의 버스킹 소리가 떨려오다물결이 흔들리다흔들리는 나를 마주보고 바라보고 또 하염없이 바라보다가난간에 기댄 나는 오늘 광안리 밤바다 심연 아래에 나를 가두어두고이제 다시 여기 오지 않다멀어지는땅 밟는 걸음 소리를 기억하다

  • 가을벚꽃
  • 2026-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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