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의 생존법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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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454
수업이 끝나갈 때 눈이 자주 놀랐다. 희미한 연기 사이로 떨어지는 눈꺼풀. 과학 교사가 내 어깨를 푹 눌렀다. 깊게 들어가는 말랭이는 뼈. 유아적 상상력으로 그려진 과학 노트. 필사는 필수로 해야 한다는 옆자리 빈 책상. 모든 학생이 일어난다
노트에 적은 (노루,노각,노인) 노로 시작되는 단어. 주름 잡힌 단어들. 모두 추상 명사 구체 명사. 막 흔들려 적힌 나이 먹은 것들의 집합체. 아직은 학생이지만, 나이를 먹었다는 추상적인 명사는 묶으면 안 된다는데. 교과서 안, 먹이 사슬은 글자로 감싸졌고, 선으로 이어졌다. 오랫동안 이름으로 모였으니까. 책 아래, 몸으로 책상 위 놓인 하루를 적는 학습 플랜의 절반은 잠으로. 달이 그려진. 그것도 반만 그린 반달. 나는 흐릿한 안경으로 글씨를 보는데. 시를 적으면서, 흑연으로 그리면서, 어둠으로 채워지는 노트. 옆자리 학생은 비어 있으니까 빈.
빈으로 쓰는 글에는 종이만 있고, 내 자리에도 그렇게 적혀 있겠지. 조금은 축축하지만, 갉아진 책상의 조각들은. 우리 반 모든 책상은 그렇다. 모두, 너도, 나도, 빈도. 모두 어둠을 빈 깡통으로 생각하고. 교사들의 글씨를 어둠에 적는다. 종이 위에
죽어서 자도 된다는 말처럼. 그려진 손금들. 아래 그려진 우리들의 손금
속에
미래는 그러니까, 아주. 깜깜한 사람이 되고픈 어린아이들의 모빌, 물컹한 어깨 근육 조각.
수업이 끝나고 우리에게 적힌 것
은 함께 이어진 생태계 선분 앙상하게 섞은 손금
자국, 얼굴에서 터진 여드름 소리 같은 것들.
하나씩 기다리는 쉬는 시간에도 우리는 물을 필사했다. 눈에서 조금씩 떨굼으로
사슬에 넣어야, 좋은 반을 만드니까. 우리는 반 창문에 커튼을 치고
"너희가 어둠의 자식들이니?"
다음 교시 국어 교사의 목소리 흐리멍덩한 옆은 오늘도 학교에 나오지 않았고, 나도 그렇고. 심장이 척
하고 붙는 포스트잇 소리
시를 쓸 때 옮겨적는 빈의 소리. 돌아가면서 떨어지는 물방울.의 목소리. 우리는 잠을 자지 않는다. 반은. 어깨 조각이 우드록 거리는 판서 음으로 시끄럽고. 미래의 목소리는 여러 갈래로 뻗어 있고
국어 교사는 이를 희망이라는 단어로 묻는다
학년이 바뀌면서 모습이 갉아지는
책상들 유아적 손금에 추가로 그려진
오늘의 손금
문장 속 사유를 빙빙
빙빙 글 돌려 말하는 어둠의 소리
오랫동안 추상적이었던, 미래의 모빌. 시에 그려진 깜깜한 선들 모두에게 이어진
만들어져서 태어난 게 아닌 돌고 있어 살아 있는 사람의 목소리
학생들이 모두 일어났다 반에서 모두를 채우려는 반달에서
보름달
촉촉한 종이에는 잠이 가득하고 우리의 눈꺼풀이 감기기
전 계속 잠을 잡아먹는다
내년에도 자라는 한 아이
사슬에 묻힌 이름을 미래라 믿는
앙상한 학생 위에서
추상적인 단어가 돌고있다
빈 종이에 물이
반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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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고선경입니다. 올려 주신 시 잘 읽어 보았습니다. 제목은 '모빌의 생존법'이지만 모빌에 대한 사유가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는데요. 시에 활용된 여러 시어들도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고 자꾸만 흩어지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우리에게 적힌 것/은 함께 이어진 생태계 선분 앙상하게 섞은 손금" 같은 문장만 봐도 파편적이라는 인상이 듭니다. 이럴 때 시는 다소 모호하고 집중력이 분산된 것처럼 느껴지기 쉽습니다. 의식의 흐름으로 쓰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들을 보완한다면 더 좋은 시가 될 것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