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바라사나
- 작성자 백주원
- 작성일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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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77
그래, 당신과의 마지막 통화가 달그락거리며 끝난 후
나는 전화선을 끊었다
당신의 설렘을 듣기 위해 기꺼웠던
동전 몇닢이 간절하여
너는 빈센트였다 그가 좋다고 했다
사랑하는 이의 목숨 정도는 기꺼웠던
물감 몇겹이 징그러워
귀를 잘랐다 아니 굳은 물감으로 이공을 막았다
그러고서는 우습게도 붕대로 피를 눌렀지,
그런 것에는 부들 꽃가루가 꽤 좋아
믿으라고 말했다
전화선 너머로 결속했다
믿으라고 말했다
그래, 난 숨막혀 부들 꽃가루를 마셔댄 지 오래다
목구멍에서 피가 솟구쳐
그런 것에는 부들 꽃가루가 꽤 좋아
나방 가루가 싫다 그런데 당신은 나방을 그렸다
내 얼굴에 앉은 나방을 숭배했다
그 정신나간 시선이 징그러워
누군가는 당신을 찬양했었지
전화선을 끊었다
단면에서 피가 흘러
그런 것에는 부들 꽃가루가 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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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운 눈물에서는피 맛이 났습니다.맑은 하늘에 목을 매고 싶었습니다내 울음조차 내 맘대로 못하는 것을비웃기라도 하듯 새파란 색깔에정신이 아득해져하늘을 향해 칼 휘두르기를 몇 번그 칼은 내 등으로 떨어졌고날갯죽지에 박혀서 목숨은 건졌습니다핏방울 그것은 정말 피였습니다나는 비명도 지르지 않은 채날개를 퍼덕여보았습니다피는 더 쏟아져 나왔습니다 정말 피가나는 멈췄습니다먼 옛날저 하늘 높이를아주 사랑하는 사람과 날아다닌 적이 있었는데내가 그 파란 날개를 스스로 꺾었다는 것이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나는 그래서 비명을 질렀습니다어머니가 와서 그 꼴을 보곤 또 그녀도 비명을 지르며구급차를 불렀습니다 죽은 날개를 안고생명력이 넘치는 이동 침대에 누워 울었습니다우는 눈물에서는 놀랍게도피 맛이 나지 않았습니다.
- 백주원
- 2025-08-05
쉬는 시간 잠시 조는 꿈속이었다나는 창가에서 시집을 읽고 있었고그런 나에게 웬일인지 네가 다가왔다여기서 꿈이란 걸 알았어야 했는데 꿈에라도 나는 꿀 먹은 바보라서 네가 나오는 내 꿈은 살가운 너로 거짓말을 하니까살가운 너는 물었다뭘 읽고 있느냐고나는 그냥 시집네가 말했다 하나 추천해달라고나는 널 세워두고 공을 들였다마침 낯간지러운 책이라, 꿈에서도 바보인 나는애매한 시 한 편을 골랐다너를 좋아한다고 말하면서도 발뺌할 수 있는내심 눈치빠른 너라면 알아채주지 않을까 설레어하며너는 흘러내린 내 꽃갈피를 바로잡아두고샤프를 꺼냈지 그리고 시 옆에 썼다나도그리고 너는 맑게 웃으면서 줄행랑쳤다나는 심장을 옆구리에 끼고 쫓아가며 물었다무슨 뜻이야?그렇게나 기쁜 말투로그러자 종이 쳤고그뿐이었다
- 백주원
- 2025-08-04
오래 전에귀히 여겨서 묶어두었던 꾸러미.그 언제였던지, 이제는 귀함 모르고 그 뜻도 잊혔다 벽 속에 갇힌 새들은그 얼마나 날갯짓 하던가. 내 가슴에 묻었던사랑이란 그립구나.당신 누군가는 무릇 그러한 간절함이라면시퍼런 밤에 떠오르기 마련이라 했지만오후 네 시, 누우런 그 세상을 보고 있자면가슴에 묻힌이름이란 슬프다.그것이 과연 내 이름일진대,그 이름과 나는 다른 사람.그가 알던 기쁨을 나에게도 가르쳐준다면좋으련만, 그리움 없으련만.
- 백주원
- 2024-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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