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미지
- 작성자 모주종
- 작성일 2025-12-02
- 좋아요 0
- 댓글수 0
- 조회수 117
내 애인이
내 앞에 있고
내게 말을 걸고
내 손을 잡아주고
그런 채로
예쁘다
예쁜 채로 내 애인은
모르는 게 너무 많아
세상엔 모른 채로 있는 게
너무 많다
물을 받기 전 수영장, 떨어져 으깨진 과일
내 침대 위에 나체로 누운
내 애인은
예쁜 채로 모르는 채로 누운 채로
샤워 가운을 입은 채로
가만히 가련히 누워있다
뭐 이렇게 빨라
우리는
눈을 감고 손을 잡고 가만히 누워 옆으로 작은 여름이 지나가고
속도는 초속으로 재야 할 거야
때로는 숨 막힐 정도로 짧아서 멎는 순간이 있다 작은 비타민 작은 설탕 사랑해도 살아지지 않는 것
보다 작은 너는 내게 작은 흉터를 새긴다 그 흉터가 아무는 순간이 온다 내 생각보다 작은 흉터는 빠르게 아문다 더더 빨리 이해할 수 없는 속도로
내 애인과 맞잡은 손에 온기가 전해진다 내가 모르는 온도의 온기가 손끝을 타고 내 작은 애인의 작은 손.... 맞잡은 땀방울이 끓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 들어보는 소리 내 애인의 작은 물음은 이해할 수 없는 물음을 낳는다
나는 가운을 두르고 싶다
내 애인이 피아노를 치는데 내 심장은 그 박자에 맞춰서 뛰고 흉터는 그보다 더 빨리 아물고
새살의 속도가 피아노의 심장의 속도를 추월한 게 어째서 내 애인은 좋은 건지
나는
모른다
모른 채로
눕는다
가만히 가련히
추천 콘텐츠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