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소설
- 작성자 앉은
- 작성일 2026-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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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가십들이 얽혀 그늘진 나무 아래에
말 못하는 이야기 하나 있다
모든 얼어버린 것들을 사랑해야지
소름이 돋을 정도로 깊은—물빛을 바라볼 때마다
차오르는 소설 한 페이지
얼어붙은 심장을 꽈악 짜내둣
너의 속에 손을 넣어 쥐었다
손끝에 서릿발이 뻗칠 정도로
한기가 들어찼지만 빼내지 않는다
박애라는 이름의 변모
이야기는 끝이 보이지 않고
얼음 구덩이에 떨어지는 네가 보이는 듯
눈앞이 저릿거려
등을 기대어 본다
온갖 가십들이 얽혀 그늘진 나무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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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내린 공연이 막을 연다끝나지 않을 것 같은 삶이 끝나고나는 주인공, 너는 조연마지막 연기는 환상적 가면을 쓰고 나를 본다재잘대는 소리가 어지럽게 섞여들어귓속으로 일부러 과장된 몸짓과 말투로관객들을 사로잡는다끝까지 페르소나를 유지하는 것은아무래도 힘든 법 내가 외줄을 건널 때너는 박수를 쳤다관객은 조용히 바라보고 커튼이 열리면모두가 웃는다팔을 한 바퀴 돌려인사하고 극이 마무리될 때에는신중하게 박수를요한다
- 앉은
- 2026-07-11
심장이 뛰지 않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이따금씩 나, 그리고 그들의 심장에 점수를 매겨보기도 한다 저는 너무 냉정하네요,사십 점당신은 참 따듯하네요,구십 점 숨 가쁘게 뛰어 올라가 마주하는 풍경은눈부시도록 푸른색기어이 뛰는 심장을 부여잡고선몇 번씩이나 다시 점수를 매긴다 띠링, 띠링발광하는 기계식 점수표의 소리가옥상을 뒤덮는다 내 점수는우두커니 멈춰 서 있고움찔거리지도 않는 숫자가그저 빛나고, 빛나고 나는 결국 점수 세기를 멈춘다 심장이 뛰지 않는 기분이 들 때이따금씩 점수를 매기기도 했다
- 앉은
- 2026-07-06
우리 극장에서는 이제영화를 상영하지 않습니다스크린 위에 떠 있는 상상은더이상 화면이 되지 못한다 눈을 데굴데굴 굴리면서곰곰이 생각에 잠긴다다 같이 돌자 동네 한 바퀴, 말하며뛰어노는 아이들이 보이는 듯하다두 번은 없어, 그렇게 입을 열었던떳떳하지 않은 마음이 불쑥 고개를 내민다 영화를 틀어주지 않으면대체 이 극장에서는 무얼 하는 거냐고따져 묻고 싶었다 내뱉지 못한 문장들이절대 말이 되지 못하도록칭칭 둘러 입을 막는다 장면들은 마치 고장난 시네마처럼끊긴 필름들처럼그 안에서 거리를 거니는 작은 신호등들처럼반짝이다 툭, 꺼진다 불 꺼진 극장 안의자는 여러 개이제 자리란 없다 우리 극장에서는 이제영화를 상영하지 않습니다출구는 오른쪽이라고 말했다
- 앉은
- 202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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