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 연초
- 작성자 율
- 작성일 2026-01-10
- 좋아요 0
- 댓글수 1
- 조회수 170
꿈에서 나는 항상 죽거나 죽였다
이해할 수 없는 문장들을 쫓았고 거짓말을 사랑했다
한순간의 설탕과 비틀리는 현실주의
쾌락을 탐하며 낙관을 라이터로 태워버렸다
빛을 내며 세상을 메우는 연기
눈이 멀어버린 세상에 라이터를 켜보지만
닿을 수 있는 건 코를 찌르는 달콤한 냄새
눈을 감아도 눈동자가 부딪힌다
썩어들어가는 곳마다 풍경이 남아있다
깨달았을 때 기어코 지워지는 것들
진실은 언제나 여기보다 더 먼 곳에 있어
작은 소리로 흥얼거리는 노래
누구도 다치지 않게 할 것처럼 얌전한 체하며 떠다니는 연기
촛농에 스며드는 아찔한 당분
사방에 떨어지는 설탕물을 세상이 한 번에 삼킨다
뒤를 잇달아 생겨나는 하얀 꽃들
들뜬 열을 감싸 안고 휘청이는 감각이 멎는다
불을 먹고 자란 꽃들이 촛농에 녹아 사라지는 내음
까맣게 타 버린 시야와 녹아내리는 혀
추천 콘텐츠
눈을 뜨면 천천히 죽어가는 감각이 얼굴을 들이민다 나를 쳐다보는 미지의 눈동자는 마른 나무껍질 향이 묻어있고 나는 주먹으로 문을 두드린다, 유리잔이 깨어진다 폐허 위로 떨어지는 조각들흐트러진 꽃다발들 위 잔해를 딛고 걷는다 부서지며 사라지는 소리와 함께 발이 차가워진다 이제는 형상조차 남지 않은 발 밑의 색채파편들은 바깥으로 밀려나고안개로 가득찬 심장에서 흘러나와세상을 긁으며 침몰하는 유리
- 율
- 2026-01-04
나는 너의 우울이 가진 무게를 모른다 네 눈동자에 매달려있는 수평선을 알지 못한다 빗속에 무엇인가 두고 온 것 같지만 난 그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꿈에서 보았던 사람들이 젖은 산책로를 걸어간다 아무도 울지 않고 아무것도 신지 않은 채아무것도 흐르지 않는다다 삼켜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 모래에 눈물을 닦아버리고 싶다 이 기분은 우울과 얼마나 다른가 감정을 떨어트린 세상에 금이 간다 빗소리는 어디에도 없다 분명 밖에 우산이 떠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창문 밖에는 너를 흉내 낸 바다밖에 보이지 않고 나는 숨을 헐떡이며 뒤를 돌아본다머리끝까지 번지는 갈증발이 젖는다는 착각 나는 그대로 바닷물을 떠서 마신다 비로소 네가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입안은 아무리 물을 마셔도 말라가기만 하고 파도는 끊임없이 도망친다 수돗물 따위와는 비교할 수 없는 맛이다 옷이 젖어간다 바람은 온몸에 부서지고 너의 웃음소리가 밀려온다 계속해서 물을 몸속으로 보낸다 우울이 녹아내려 끈적해진다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빗줄기멍하니 앞을 바라본다 눈앞을 가득 매운 구름들을 향해 손을 뻗어보지만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는다 나의 모든 것이 녹아내린다 바람에서 눈물 냄새가 난다웃어볼까눈을 떠도 여전히 어제와 같은 자리세상이 천천히 물에 잠긴다
- 율
- 2025-12-28
두 손으로 핫팩을 꼭 잡은 채 버스 정류장에 천천히 앉는다정류장 안내기에 표시된 빨간색과 초록색의 글자들한참 동안 멍을 때리며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차들을 바라본다옅은 파란색 버스에 올라가면 곧 아득한 엔진 소리가 들려오고나란히 출발한 하얀 차와는 계속 멀어지기만 하며손잡이를 꽉 움켜쥐고 있지만 시야는 계속해서 일렁인다모두가 같은 방향으로 달리지만다른 장소를 바라보고 있는 이곳에서나 혼자만 같은 풍경을 바란다는 생각에눈은 자꾸만 시려워지고구겨지지 않기 위해 애써 현관문을 나서지만나는 그저 서있는 것 밖에 할 수 없기에 매일똑같은 버스에 올라탄다 새까만 연기에 시야까지 덮여버린 채내 엔진은 이미 탄 냄새를 내며 끈적해진 지 오래고시선이 머무르던 풍경들은 모두 손끝의 온기 사이로 빠져나가오늘도 나는 정류장의 이름도 외우지 못한 채목적지 따위 적히지 않은 책들을 안고도착하지 않는 창밖만을 바라본다
- 율
- 2025-12-27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선택하신 댓글을 신고하시겠습니까?
저번까지 읽은 이후로 이어보시겠어요?
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하트)
@선 혁 매번 이렇게 좋은 말을 해주시다니.. 항상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