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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딛는 길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6-01-12
  • 조회수 412

구름이 내리는 날, 나는 비에 맞아 감기에 걸렸다.

약 먹고 한숨 자면, 괜찮아질 거야


집에는 상비약이 없다


새벽에 약국을 찾기보단 자는 게 

내겐 약이라고 의사가 말했는데

나는 밤마다 쉽게 깼고

다시 밤에 잠들지 못했다


이러다가, 아침 공기를 발로 차는 법을 잊어버리겠어


올빼미족이라고 놀림당할 것 같은데

나는 야행성 인간이 아니다


매일 아침 집 앞 골목에는 학교를 향해 뛰어가는 학생들을 보곤 한다

떼로 모이고, 때로 빠지고

친구의 손을 잡으며 바람을 가방에 업은 채

바람을 가로질러 앞으로 나간다


아직, 8시도 안 됐는데

아이들이 떼를 지어

골목을 오른다

사람이 가득 찬 버스와 함께


여름 장마인데도 

사람들은 두꺼운 옷을 많이 입었네


학교 종소리가 골목에 퍼진다


내 방에 놓인 시계의 약이 다 떨어졌나 보다

약을 구해야 하는데

이 시계는 구품이라, 딱 맞는 약이 나오지 않는다고

의사가 내게 말했다


장마철에 눈이 내렸다


바람이 갈아주던 슬러시는 당분간 못 먹겠네

겨울철에 학교 앞에서 파는 곳은 없을 것 같은데


창문 밖에서 뒤처진 꼬마 한 명이

더디게 땅을 내찬다

호흡을 모두 못 마시는

매일 골목에서 지워져 가는 한 아이가

오늘도 절뚝거린다


허공에 발을 내디뎌 본다

내가 지나온 시간은 알아야 하기에

아이는 몇분의 몇 번 절뚝이고

언제까지 골목을 떠돌지 모르겠지만


꿈속에서 나는 올빼미가 된다

골목에 부는 골바람을 이겨내기 위해

잠자면서, 비구름을 갈라 내보려고


아이와 함께 매일 몸을 뒤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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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 2026-08-10
유령의 산책-회복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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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 2026-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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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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