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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방인

  • 작성자 송희찬
  • 작성일 2026-01-20
  • 조회수 600

새끼 길고양이 한 마리 거리에서 얼어 죽었다

새끼가 죽었으니부모 몰래 거두어 가자

검은 비닐봉지에 털이 얼어붙은 고양이를 넣은 뒤에야

오늘이 시작됐다

 

죽은 동물은 땅에 묻으면 안 된다는데

우리가 거두기 전땅에는 죽어가는 것들이 많다

어젯밤에도 비둘기 몇 마리는 차에 치였을 거고겨울밤에는 겨울잠 자다가 일어나지 못하는 동물도 있는데

 

이 아이들은 어떤 봉투에 담아 버려야 할지

 

동네 순찰 좀 나갔다가 올게

밤사이 죽은 것들은 모두 치웠지만

또 있을까 봐

축 늘어진 사람과 함께

 

라텍스 고무장갑으로 두 손을 감싸고

이슬이 맺힌 비닐봉지 같은 새벽 골목길을 향해

옷을 두껍게 입은 채

 

골목을 떠돌다가

 

내가 네 다 버린 비닐봉지가 움직인다.

그 옆에는 버릴 때 보지 못한 사람이 누워 있다

얼굴에는 물방울이 맺혀있고

얼마나 쏟았을지 모르는 목소리에 목 주변은 붉어 있다

 

오늘도 여기서 주무시네선생님어서 댁에서 주무세요몇 시간 후에 아이들이 골목으로 출몰한 겁니다.

 

그 사람은 어떤 대답도 하지 않았다

비닐봉지만 손을 따라 움직였다

그 사람의 손엔 새끼 고양이가 거둬진 비닐봉지가 쥐어져 있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선생님이 이 아이의 부모이신가요아니면이 아이가 선생님이신가요?

 

그 사람은 이렇게 물으면 내게 어깨를 빌려주고

일어난 뒤 사라진다

 

비닐봉지는 비닐봉지일 거고

골목은 골목일 뿐

모두 움직이지 않겠지

 

저기 또 새끼 한 마리 누워 있네

우리를 닮은

 

우리의 뒤를 잡아 일으켜 주려다가

새벽이 금방 지나갔다.

오늘도 잠자기는 글렀네

 

아침에 골목을 보면

얼굴에 물이 맺힌 채

골목 구석에 앉아 우릴 바라보게 된다

 

내 모습을 따르는

날 닮은 우릴 거두지 못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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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 2026-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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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 202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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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혁

    고양이는 안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 2026-01-20 14:53:26
    선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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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희찬

      @선 혁 길고양이들 너무 소중한데... 겨울에 많이 죽어잉 ㅠㅠ 겨울철에 대부분 길고양이를 잃었어요.ㅜㅜ 유일하게 동네에 살아남은 고양이는 절에 들어간 고양이 뿐이에요.ㅠㅠ(역으로 그 아인 살이 올라서 돼지냥으로 변했지만. ㅎㅎ)

      • 2026-01-20 17:12:18
      송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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