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질
- 작성자 6개월된 러시안블루
- 작성일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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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고양이를 참 싫어했다
길을 가다가 누군가 구석에 조용히 놓아둔 고양이 사료와 물을 보면 걷어차 엎지르며 욕을 내뱉는 사람이었고
나는 너를 2인칭으로 두지만 너는 나를 3인칭으로 두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이었다
사람 손을 타버린 작은 고양이를 동물병원에 데려가려 했을 때
너는 사료와 물 그릇 너머로 나까지 걷어차버릴 것 같았다
밤을 비추는 인공위성을 벗삼아 그 길로 너를 떠났다 너는 그로부터 타인이 아닌 남이 되었고
네가 마지막에 나에게 건넨 건 선물이나 다정한 말이 아닌 욕지거리였다
사람보다 짐승새끼가 가치있냐며
너 대신 고른 고양이는 금새 죽어버렸다
시점은 고양이가 회백색이 아닌 흰 털을 가졌다는 것을 안 지 얼마 안되어서
나는 너도 고양이도 돈도 잃었다
저울 위에 너무 무거운 것을 올려버렸을까
그래서 저울 줄이 끊어져 모두 떨어져버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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