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형태
- 작성자 소소리
- 작성일 202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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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수 1
- 조회수 83
네가 다녀간 자리에는
발자국보다 먼저 따뜻함이 남는다.
문을 열면 가장 먼저 달려와
오늘 하루를 묻지도 않고 반겨주는 너.
세상은 종종 사람을 지치게 하지만,
너는 작은 꼬리 하나로
괜찮아,도 아닌
그보다 더 다정한 말을 건넨다.
창가에 기대어 졸다가도
내 이름 한 번에 귀를 세우고,
나는 그 모습이 꼭 세상에 단 한 사람을
기다리는 마음 같아서 좋다.
언젠가 함께한 시간이
사진 속으로 접혀 들어가더라도,
네가 남긴 털 한 올처럼
사소한 것들 속에서
나는 오래도록 너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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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잊지 못했다는 건 분명히 새하얀 거짓말일 것이다.너를 잊었다는 것 또한 분명히 새빨간 거짓말일 것이다.이토록 애매모호한 너란 존재는 , 나라는 사람마저 그러하게 만든다.너라는 존재는 소멸이라는 선에서 완전히 조용히 소멸된 듯 싶다.그렇지 않고선 어떻게 이렇게나 선명할 수 있을까.너무나도 선명하여 질끈 눈을 감아버리게 만드는 너는,아, 알았다.너는 이렇게 해서 나에게 여전히 스며들어있다.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지는 이유는,잊은 듯, 못 잊은 듯 느껴지는 이유는,내가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는게 특기여서가 아니다.아직도 아마도 여전히 너를.사랑은 원래 이리 모순적이니까.그치만 난 널 잊었다.
- 소녀
- 2026-07-14
봄을 기다리는 이들은으레 의미에서 까닭을 찾지.시작의 계절이라는근사한 이름 위에는찰나라는 오명이 따라 붙지.나는 그 덧없음을 알고 있어.이야기를 들려줌세.여름이라는 자가 있었네.어느 때든 열성적이고누구보다 열망이 넘쳤지.그는 봄을 동경했다네.항상 있는 자리엔떠나간 자취밖에 남아 있지 않았지.한 번이라도 마주볼 수 있다면.그가 오고 가장 먼저 읊조린 말일세.여름은 봄처럼 되고 싶어 했지.다른 이들이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라며.그럴수록 봄이 보고 싶어졌네.더 빨리 오고, 더 오랫동안 기다리게 됐지.또 봄은 빨리 가고, 더 짧게 시간을 보냈어.그러던 어느 날 그는 무너졌네.강이 넘치게 울어도 보았고산이 불타도록 화를 내기도 했지.그렇게 여름은 악(惡)을 자처할밖에.나는 이해하네.봄을 기다리는 여름의 괴로움이란가고 없는 것을 갈망하는 자의 조용한 울음.여름은 어찌 해야 봄을 만날 수 있었을까.그대는 답을 알고 있네.
- 박해랑
- 2026-07-13
그래서 나는 지금 면사포 위에 서 있다철광석처럼 박힌 눈들을 떼어내고자 서 있다쥐똥나무와 광나무 사이에서줄을 쳐놓은 거미거미줄은 떨어지지 않는다그곳에 오랜 시간 썩지 않은 날개가 서 있다충전하지 않고도 깜빡이는 비명그것은 빛이 아니라고 했지만이해하는 데에 긴 시간이 걸렸으므로나는 아주 어둡게 이해한다바람은 황사와 함께 간다물푸레나무와 층층나무날갯짓이 가능해지면 주황으로 물드는 나방의 뒤통수버섯이 자라나는 시간을 먹어오래도록 박힌 별들을 채굴하고 싶었다
- 양현서
- 2026-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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