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26년 7월 월 장원 선정 / 서윤빈 소설가
- 작성일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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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설 게시판 글티너 여러분.
7월에도 다양한 소설이 올라왔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눈여겨본 네 작품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순서는 업로드 순입니다.)
1. 여희랑, <미지수와 바다거북>
2. 소계인, <인간이 없어도 내일은 와요(수정본)>
3. 서벽, <안녕, 또 만나자!>
4. listener J, <위성>
여희랑님의 <미지수와 바다거북>은 죽은 반려 거북과, 동물들에게 알파벳 별명을 붙이는 파충류샵 아저씨를 매개로 성장과 탈주를 다룬 소설이었습니다. 데미안의 알 비유를 바다거북의 생존율에 접붙인 확장 은유가 좋았습니다만, 결말에서 탈주와 자기파괴가 서로 선택되지 않은 채 뒤섞여 있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소계인님의 <인간이 없어도 내일은 와요(수정본)>는 '나와 아이의 관계'라는 한 축에 집중해서 쓴 포스트 아포칼립스 소설이었습니다. 화자가 물려받은 사랑의 방식과 아이가 믿는 신화적 사랑의 방식이 결국 같은 충동에서 나온 서툰 이야기라는 걸 겹쳐놓는 대목이 좋았는데, 결말부의 질문들이 다소 뭉뚱그려지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서벽님의 <안녕, 또 만나자!>는 죽은 친구와의 첫사랑을 뒤늦게 확인하는, 타임캡슐을 매개로 한 성장담이었습니다. 잉크가 번져 사라진 편지에서 "愛" 한 글자만 남았다는 설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만, 세 사람의 우정 중 한 인물의 결이 상대적으로 얕게 그려진 점이 약점입니다.
listener J님의 <위성>은 어머니의 암 재발과 지구 멸망을 앞두고 사랑도 우정도 아닌 마음을 고백하는 제자의 이야기를 겹쳐놓은 소설이었습니다. "지구에서는 달의 앞면만을 볼 수 있고, 달 역시 그러하듯이"라는 문장으로 두 사람의 관계를 설명하는 대목이 잘 만들어진 소설이었습니다. 다만 이야기 전환이나 결말에는 다소간 약점이 있는 듯합니다.
2026년 7월 월장원으로 <위성>을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listener J님 축하드립니다.
<위성>은 서로의 한쪽 면만을 보며 궤도를 돌던 관계가, 실제로 궤도가 무너지는 멸망 앞에서야 비로소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다는 구성이 제목과 정확히 맞물리는 소설이었습니다. 혜유가 어머니를 잃어가는 서사와 제이가 혜유를 향해 품어온 마음이 나란히 놓이면서, 결국 이 소설 전체가 '완전히 가닿을 수 없는 사람을 사랑하는 법'에 관한 이야기로 수렴되는 구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러 시간대와 화자가 겹겹이 쌓인 복잡한 구조를 이만큼의 밀도로 끝까지 끌고 간 뚝심에 박수를 보냅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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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 <단 한번의 시선>, 할런 코벤
평범한 가정주부 그레이스는 사진관에서 찾아온 가족사진 속에서 자신이 찍은 적 없는 낯선 사진 한 장을 발견하면서 이야기 속으로 끌려들어갑니다. 사진에는 15년 전 수십 명의 젊은이가 죽은 '보스턴 대참사' 당시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인물이 찍혀 있고, 이 위화감을 좇는 그레이스 앞에서 남편마저 자취를 감춥니다. 이 소설이 스릴러 작법의 교과서로 자주 꼽히는 이유는 정보를 숨기는 방식이 아니라 정보를 '배치'하는 방식에 있습니다. 사진 한 장이라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단서에서 출발해 국가 폭력과 신원 세탁, 오래된 죄의식이라는 거대한 서사로 이야기가 확장되는 동안, 독자는 매 챕터마다 정확한 타이밍에 새로운 정보를 하나씩 건네받습니다. 북한 출신 살인청부업자, 뒷세계의 보스, 몰락한 록스타처럼 다소 과장되어 보일 법한 조연들도 각자의 몫을 하며 이야기의 밀도를 채우는데, 이들이 갑자기 튀어나온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복선이 심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다음 소설에서 반전이나 미스터리를 설계하고 있다면, 이 소설이 정보를 숨기는 데 쓰는 절제와 정보를 터뜨리는 데 쓰는 과감함 사이의 균형을 눈여겨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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