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026년 7월 월 장원 선정 / 정선임 소설가
- 작성일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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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수필 게시판 글티너 여러분
정선임입니다.
짧은 여름방학이 순식간에 끝나버렸죠.
그리고 무척 더웠습니다.
저는 수박을 거의 상비약처럼 냉장고에 두고 꺼내 먹으며 더위를 넘겼는데요.
사실 지금도 덥지요.
그래도 구름이 예뻐 하늘을 자주 보게 됩니다.
저는 수박과 구름으로 남은 여름을 버텨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은 이 계절을 어떻게 보내셨는지 궁금하네요.
백일도 남지 않은 수능과
수험생들의 초조와 불안이 점점 더 짙어지는 시기이기도 한데요.
부디 힘 내시고요. 응원하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검토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드시코, 「말을 읽기」
오징, 「횡단 보도 위 죽은 비둘기」
유율, 「인터미션이 없는 세계」
「말을 읽기」는 ‘눈부시게 발전했다’라는 흔한 관용구에서 출발해 언어의 본질, 문학의 역할, 인간의 공감 능력에 이르기까지 사유를 뻗어나간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사소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철학적 탐구로 이어지는 흐름과 구체적인 예시로 풀어낸 점이 좋았습니다. 특히 자신만의 답을 찾아내는 집요함이 돋보이는 사유가 훌륭한 글이었습니다.
「횡단 보도 위 죽은 비둘기」는 길거리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비둘기의 죽음을 통해 인간 중심 사회의 관습과 오만한 시선을 짚어낸 점이 좋았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풍경을 낯설게 보며 깊은 사유를 이끌어낸 점이 인상적인 글입니다.
「인터미션이 없는 세계」는 모두 공감할 수 있고 다정한 위로가 담긴 에세이입니다. ‘인터미션’을 단순히 쉬는 시간이 아니라 ‘앞으로의 이야기를 받아들일 마음의 여백을 만드는 시간’이라고 재정의한 도입부가 인상적이었고 이 비유가 ‘메트로눔’, ‘BPM’이라는 청각적 심상과 자연스레 연결되는 점도 좋았습니다.
세 편 모두 흥미롭고 좋은 글들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선정한 7월 월 장원은 드시코, 「말을 읽기」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달의 추천 콘텐츠>
영화 <성적표의 김민영> (이재은, 임지선)
고교 시절을 함께 보낸 단짝 친구 정희, 민영, 수산나는 수능 백일을 앞두고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해 자신들의 소모임을 잠정 중단하기로 합니다. 민영이 결연한 의지로 카메라 앞에서 ‘삼행시 클럽’의 해체 선언문을 낭독하는 것이 이 영화의 첫 장면인데요. 순식간에 수능이 끝나고 셋은 스무살이 됩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간 수산나, 지역 대학에 입학한 민영과 고향에 남아 테니스장에서 알바를 하면서 그림을 그리는 정희. 서로 다른 곳에 있지만 이들 셋은 줌으로 삼행시 클럽을 이어가며 관계를 유지해가지만 멀어진 거리만큼 관계의 시차는 점점 커집니다. 특히 민영과 정희는 고등학교때 기숙사 룸메이트였던 만큼 더 친밀한 사이였는데요. 오랜만에 민영의 자취방에 놀러가며 정희는 설레서 이것저것 함께 하고 싶었던 일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기말고사 성적 정정에 정신이 팔린 민영은 정희를 소홀하게 대합니다. 물론 민영이 너무해 보이지만 실은 민영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죠. 정희는 민영을 향한 자신의 성적표를 남기면서 영화는 끝이 나는데요. 저는 서서히 멀어졌던 단짝 친구들과의 기억을 오랜만에 떠올렸어요. 지금 그 시간을 통과 중인 여러분들은 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궁금합니다.
“네가 한국인에 대해서 얘기했던 게 생각나. 남의 눈치를 보고, 안정된 삶을 쫓는 사람들? 바쁜 일상. 좁은 땅. 인맥. 가식과 형식. 알 수 없는 불안. 기다림. 두려움. 막연한 기대. 너가 나에 대해서 얘기했던 게 맞을 수도 있어. 오지 않을 미래에 대한 기다림? 음… 그래도. 앞으로 뭘 하든 그때 우리 같았으면 좋겠어. 아무도 한심하다고, 덜 절실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 그래서 말인데… 너는 한국인이 아니라 혼혈이었으면 해. 그런 의미에서 F를 줄게. - 한국인의 삶 F”
『구름 관찰자를 위한 가이드』 , 개빈 프레터피니
요즘 구름을 보다보면 그 다양한 모양새와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됩니다. 양털 같기도 하고 솜사탕 같기도 하고요. 고래, 새, 토끼 모양을 닮을 구름들을 보고 있자면 마음도 폭신폭신해지죠. 이 책은 구름을 가만히 바라보는 행복에 대하여 아무런 걱정도, 목적도 없이 그저 끊임없이 삶을 긍정하며 즐기는 취미 활동인 구름 관찰에 바치는 찬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저자는 구름감상협회의 회장이라고 하죠. 책에는 해리 포터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님부스’라는 라틴어 이름을 가진 ‘난층운’도 등장하고요. 구름의 위치에 따른 이름과 특징부터 신화와 예술 속의 이야기까지, 사람의 얼굴 표정처럼 날씨의 표정이 되는 구름의 가히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구름감상협회 선언문도 실려 있어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라. 그 덧없는 아름다움에 경탄하라. 그리고 구름 위에 머리를 두고 사는 듯, 공상을 즐기며 인생을 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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