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26년 7월 월 장원 선정 / 양안다 시인
- 작성일 2026-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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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티너 여러분. 안녕하세요.
양안다입니다.
저는 생일인 3월과 8월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긴다는 징크스가 있습니다.
작년 8월에는 끝나갈 때 일이 생겼으며
이번 8월은 아직 무탈합니다.
다들 징크스가 있으신가요?
멘토 신이인 시인과 저는
여전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월 장원 선정을 위해 회의를 마치고 나면
서로 얼마나 바빴는지 얘기를 하곤 합니다.
가끔은 ‘이렇게 바빠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지만
바쁜 삶에 감사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언젠가는 여러분도 바쁜 삶에 감사함을 느낄 날이 오겠지요?
그때가 오면 이 선정평을 떠올리는 것도 좋겠습니다.
2026년 7월 월 장원 선정은
멘토 신이인 시인과 함께하였습니다.
저희가 검토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래, 「울림」
구포대교, 「네즈미」
구포대교, 「새벽이 팽창하고 있어!」
노스텔지아, 「거울」
도두, 「걸을 기회가 주어진 날」
드시코, 「놀이터」
송희찬, 「나무 타임캡슐」
위수, 「이 여름 창밖에 바다가 있다」
이차원, 「마인크래프트 세상」
방학이라 그런지 작품 수가 소폭 증가했고
새로운 글티너의 유입이 보이는 7월이었습니다.
기존 글티너는 각자 다양한 방향으로
작품이 변화하고 있는 지점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7월 월 장원으로 선정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고래의 「울림」은 어휘를 잘 활용하고 있는 시입니다. 여기서 어휘를 잘 사용한다는 부분은 화려하고 다양한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이고 미니멀한 어휘를 자기만의 질서에서 이뤄진다는 점이었습니다. 직접적인 설득력을 지니고 있다기보다 시적 논리를 구축하여 독자를 설득하는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이미지의 흐름이 유려하며, 이를 통해 시를 전개하다가 마무리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일상에서 시작하여 사소한 균열을 내듯이 시가 완성되었다는 것도 유의미한 점이었습니다.
구포대교의 「새벽이 팽창하고 있어!」는 감정을 내비치는 도입부로 시작하지만, 시가 전개되면서 이에 대해 설득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후반부로 전개될수록 더 빛을 발하는 시입니다. 피곤한 화자의 모습을 거리가 먼 대상과 연결하는 점이 눈에 띄었으며, 잠들기 전에 양을 세는 장면으로 흘러가는 점도 인상적입니다. 문장 간에 긴장감이 유지되고 있으며, 장면을 변환하는 데에도 능숙하게 느껴집니다. 화자의 상황과 톤에 비해 제목이 다소 과하게 느껴지는데, 시를 쓰다 보면 나만의 적정선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제목과 본문 사이에 긴밀한 연결을 만들어준다면 앞으로도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여름이 끝나가고 있습니다.
8월이 가고 9월이 와도
가을이라 느껴지는 날씨는 더 늦게 찾아올 것입니다.
아무래도 여름은 싫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저는 겨울을 더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저는 무엇을 싫어하길래 시를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모두 남은 여름 무사히 보내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양안다 드림
<이달의 추천 컨텐츠>
이소호, 『이자만큼 성실하게』
시인의 소설이 궁금하다면, 또 시인의 삶이 궁금하다면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시인이 빚을 지고 갚는 이야기라고 해서 관심을 가졌는데 책장을 덮을 때쯤에는 완전히 질려 버렸습니다(p). 이 이야기의 좋은 점은 첫째로 장르적 경계에 놓여 있다는 것이에요. 60만 5000원이 없어 난간에 올라간 주인공처럼. 또 진솔하다는 것입니다. 저도 시인이지만 시인이 어떻게 사는지 이만큼 발설하지는 못할 듯해요. 마지막으로는 교훈을 준다는 것입니다. 글티너 여러분, 신용카드는 꼭 신중하게 사용하셔야 합니다!
- 신이인
신이인, 『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
월 장원 선정 회의를 마치고 나면 가끔 신이인은 산문 작업에 대한 고충과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신이인은 원고에 많은 정성을 들이는 사람이라 산문과 같은 긴 호흡의 작업을 할 때 부담을 더 갖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도 저는 신이인이 계속 산문을 썼으면 좋겠습니다. 신이인이 산문을 많이 쓰고, 소설도 쓰고, 동시와 가사, 시나리오 등을 포함한 모든 텍스트를 써버린 다음에 나중에서야 시를 그리워하면 좋겠습니다. 그러고 나서 시를 그리워하는 산문을 또 쓰면 좋겠습니다. 신이인은 원고 작업에 허덕일 때면 비장한 표정으로 “더는 물러날 곳이 없어요” 따위의 말을 합니다. 그렇게 물러날 곳을 찾아 헤매다 나온 두 번째 산문집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산문을 쓰는 작업은 유난히 못생기게 나오는 카메라 앞에 나를 들이미는 과정과 다를 것이 없다. 어떻게 꾸며본들 그 꾸밈조차 우스워지기 딱 좋은 기제 앞에서 얼굴을 가리던 손을 내려놓는 기분이다. 물러날 곳이 없다.”
- 양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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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첫장원을 시로받다니!! 감사합니다 기분이 좋네요 열심히 할게요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