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대한민국 태극기이 누리집은 대한민국 공식 전자정부 누리집입니다.

공식 누리집 주소 확인하기

go.kr 주소를 사용하는 누리집은 대한민국 정부기관이 관리하는 누리집입니다.
이 밖에 or.kr 또는 .kr등 다른 도메인 주소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 URL에서 도메인 주소를 확인해 보세요.
운영중인 공식 누리집보기

[수필] 2026년 8월 월 장원 선정 / 정선임 소설가

  • 작성일 2026-09-15
  • 조회수 313

안녕하세요. 수필 게시판 글티너 여러분

 

정선임입니다.

유독 길었던 여름도 드디어 막바지인 것 같아요.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추석도 다가오고 있습니다.

높아진 하늘을 보고 있자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리고 싶기도 하고요.

수험생들은 수시 접수 때문에 마음이 복잡하겠지요.

고백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저는 매일 등교하는 게 싫어서 울던 학생이었습니다.

그러다 매일 출근하기 싫어서 우는 어른이 되었고

이제는 마감 때면 울면서 소설을 씁니다.

멘토링을 하다가 혹은 글티너 또래의 청소년들에게

모든 것은 지나간다고 말하며 해탈한 척합니다.

하지만 속으로는 지나가는 것은 없고

우리는 그냥 이렇게 계속 살아가야 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곤 합니다(죄송합니다)

 

아무튼 힘내세요. 저도 힘내겠습니다.

 

제가 이번에 검토한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서벽, 「그저 그런 일상」

아기 호랑이, 「먼 훗날 언젠가」

 

「그저 그런 일상」은 아깽이가 등장했다는 이유만으로 어쩔 수 없이 끌릴 수밖에 없는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단지 소재 때문은 아니고요. 흡입력 있는 전개와 구성이 좋았고 문장도 유려했습니다. 작고 연약한 존재가 주는 온기와 힘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먼 훗날 언젠가」는 음악을 통해 아픔을 드러내고 위로받은 기억을 풀어내는 과정에서 보여준 성숙한 사유가 좋았습니다. 음악의 힘을 새삼 느끼기도 했고요. 제가 그 시절 좋아했던 노래들이 나와서 더 몰입해서 읽었는데요, 우리는 같은 노래로 위로를 받았다는 생각에 더 반가웠어요.

 

두 편 모두 완성도 높은 글이었습니다. 고민 끝에 선정한 8월 월 장원은 서벽님의 「그저 그런 일상」입니다. 축하드립니다.

 


<이달의 추천 콘텐츠>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천희란

SNS를 보다가 요즘 고양이들이 땅에 떨어져 있다는 표현을 봤어요. 실제로 날씨가 선선해지니 더위에 숨어 있던 동네 고양이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 더 공감됐어요. 길 위에서 귀여우면서도 용감한 고양이들과 마주치면 그 날은 하루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그 이유만으로 기억하고 싶은 날이 되기도 하고요. 고양이와 관련된 책은 거의 다 읽어 보는 편인데 천희란 소설가가 쓴 산문집이 특히 마음에 오래 남았어요. 한 번도 반려동물과 살아본 적 없던 작가가 열다섯 살의 노령묘 세 마리를 맞이하며 겪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데요. “고양이가 내게 온 것이 아니라 내가 고양이에게 간 것이었으므로, 고양이는 애당초 떠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지 않을까.”라는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몇 년전 떠나버린 저의 첫 고양이를 떠올리기도 했고요. 저처럼 별로 떠나버린 고양이를 간직하고 있는 분들, 또 고양이를 입양할지 고민하는 분들은 꼭 읽어 보셨으면 좋겠어요. 단순히 고양이와의 추억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를 사랑하고 돌보는 것의 의미, 그리고 끝내 상실하지만 사라지지 않은 것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책입니다.

 

우리는 쓸모없는 서로에게 기대 온기를 나누며 잠들고, 서로의 말을 흉내 내려 애를 쓴다.

과연 그 어떤 인간이 서로에게 이토록 쓸모없는 존재와의 동행을 기꺼이 허락할 수 있을까.

적어도 내 삶에서는 오직 고양이만이 그런 기회를 주었다. - 『고양이가 두고 간 세계』 중

 

 

『3월의 라이온』, 우미노 치카

『허니와 클로버』로 유명한 작가님의 작품인데요. 장기 천재인 고독한 소년의 성장 만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고로 가족을 잃고 고독 속에 살아가는 소년 키리야마 레이가 아카리, 히나타, 모모 세자매와 만나면서 삶에 조금씩 변화가 시작됩니다. 레이를 둘러싼 다정한 사람들에게 저도 위로를 받았고 장기의 세계를 알게 되면서 문학의 세계와 비슷하다는 생각에 더 몰입해 읽었습니다. 슬럼프 때문에 고민할 때 도움을 받기도 했고요. 특히 4화 에피소드를 좋아하는데요. “신비하다, 사람은 이렇게나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 전혀 다른 방향에서 폭풍처럼 구원 받을 때가 있다.” 이 대사를 간직하고 있답니다. 작가의 건강으로 휴재를 하기도 하고 일년에 거의 한권씩 출간됩니다. 친구에게 한 권씩 빌려 읽던 것을 얼마 전 e북으로 전권 구매했지요. 올해 18권이 2년만에 나왔고 이제 마지막 권인 19권이 아마도 한국에는 내년쯤 출간될 것 같아요. 19권을 기다리면서도 출간되면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것이 싫어 읽지 않고 미뤄둘 것 같기도 해요. 작가님이 부디 건강하시기를, 오래오래 그려주시기를 빌어봅니다.

 

수를 깊이 읽는 것은 캄캄한 물 속에 잠겨드는 것과 비슷하다. ‘답’은 그 캄캄한 물 밑에만 있으며,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다음 번 ‘답’은 더욱 깊은 곳에서만 발견할 수 있게 된다.

- 『3월의 라이온』 중

 


댓글 남기기

로그인후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을 남겨 주세요!

댓글남기기 작성 가이드

  • 서로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세요.
  • 욕설, 비방, 혐오 표현 및 과도한 홍보성 내용은 제한될 수 있습니다.
  • 운영 정책에 위반되는 댓글은 사전 안내 없이 숨김 또는 삭제될 수 있습니다.
0 / 1500

댓글0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