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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2026년 8월 월 장원 선정 / 신이인 시인

  • 작성일 2026-09-16
  • 조회수 493

안녕하세요, 신이인입니다.

올해도 어느덧 절반이 훌쩍 지나 가을이네요.

시원한 옷차림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번 주부터는 긴팔 옷을 꺼내 입기 시작했습니다.

환절기 건강에 유의하시며 선선한 날씨를 즐기시기를 바라요. ^^

 

이번 달은 평소보다 많은 작품이 올라와 약간 당황하기도 했는데요.

부지런히 활동하는 것도 좋지만 작품의 양보다 질을 우선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는 무작정 많이 쓴다고 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심호흡하듯 쌓아뒀다가 한번에 내보낼 때 더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어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작품을 창작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면(입시 등), 내면이 고갈되지 않도록 그에 상응하는 분량의 텍스트를 충분히 흡수하시기를 권해요.

마음을 느긋하게 먹으시기를 바라요. 요즘은 날씨가 좋으니 도서관에서 시집을 빌려 공원 같은 곳에서 읽어보는 여유를 가져도 좋겠어요. 상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네요...!

 

 

8월 월 장원 후보로 올라온 작품은 다음과 같습니다.

 

양현서, 「눈보라 놀이」

양현서, 「거품세계」

도시코, 「개똥소꿉초코놀이」

방백, 「두 사람을 위한 한 식탁」

방백, 「여름」

양현서, 「여행」

방백, 「물가의 사랑」

김예서, 「조화」

강완, 「밤이 너무 늦게 찾아와 버려서」

서벽, 「목수는 앉고야 말겠지」

 

이 중 저와 양안다 멘토가 월 장원으로 선정하게 된 작품은 「눈보라 놀이」, 「목수는 앉고야 말겠지」 였어요.

 

 

「목수는 앉고야 말겠지」는 눈에 띄는 개성을 갖추고 있었어요. 글티너들의 작품에서 유독 장식적인 수사가 자주 보인 달이었는데, 이 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한 문장이 자신을 빛내기 위해 존재하지 않고 그 다음 문장과 그 전의 문장을 위해 존재한다는 느낌, 시 전체를 표현하려고 자리를 지킨다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진술이 많이 섞인 시였는데 이 진술이 긴장감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훌륭했고요. 목수를 관찰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그런데 목수는 사랑했을까?(중략) 연대기를?’처럼 방향을 틀어 진행되는 점도 재미있었어요.

이번 달 업로드된 서벽 님의 시들은 대체로 흥미로웠지만 한 끗이 아쉬웠는데요. 이 시는 아쉽지 않았다는 점도 유의미했습니다. 과거의 시들에 비하면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포착하고 계신 듯 보입니다.

 

「눈보라 놀이」는 탁월했습니다. 몇 번을 반복해서 읽게 만드는 시였어요. 시가 가져야 할 적절한 여백과 비약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양현서 님의 내공이 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어 새삼 기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시에 사용된 언어들은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상태로 낯선 감각과 균형 감각을 동시에 일깨워 주는데요. 양현서 님의 다른 작품들에 대해서도 말씀드리자면 이 같은 절묘함이 자주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8월에 올라온 작품들의 경우 지나치게 비약적인 도약이라든가, 거리가 먼 언어들을 끌어와 무리하게 연결지어 가며 거의 실험하다시피 쓴 경우도 많았어요. 개, 스카프, 터그 놀이, 영화, 산책, 흰 빛, 혼잣말, 눈이라는 시어를 각각 빛나는 별이라고 상정해 봅시다. 이 별들은 별자리를 이루기 가능한 정도의 거리를 갖추고 있는 상태예요. 앞으로는 별자리를 그린다고 상상하면서, 개별 시어가 빛나는 정도와 시어들 간의 어울림을 잘 헤아려보시면서 시를 써 보시기를 바랍니다. 건필을 응원합니다.

 

 

쓰기만큼 읽기, 보기, 듣기도 게을리하지 마시기를!

모든 글티너 분들께 권합니다.

여름 지나 가을에 쓰게 될 여러분의 시편들도 기대하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편안하고 기쁜 9월 되시기를 바라요.

 

 

신이인 드림

 

 

 

<이 달의 콘텐츠 추천>

 

레몽 크노, 『문체 연습』

 

레몽 크노는 잠재문학실험실 <울리포>의 공동 창설자이자, 여러 방면에 걸쳐 작품을 남긴 창작자입니다. 『문체 연습』은 제가 시 창작에 관해 말할 때 꼭 언급하는 책 중 하나인데, 그 내용은 매우 단순합니다. 어느 날, 레몽 크노가 출근시간에 만원버스에서 만난 불쾌한 인상의 한 남자를 두 시간 후에 로마광장에서 우연히 다시 마주친다……라는 이야기가 전부입니다. 레몽 크노는 이 일화를 100가지 이상의 문체로 변주하여 풀어냅니다. 하나의 텍스트가 고정되지 않은 채 어디까지 변주될 수 있을까요? 이 과정은 우리가 시를 쓰는 과정, 혹은 그 과정에서 여러 갈림길을 마주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이때 우리는 최선을 선택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에는 최선이 없기 때문입니다. -양안다 시인

 

짐 자무쉬, 영화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우리는 무엇을 통해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지 잠시 생각해봅니다. 방 안에서, 동네에서, 좋아하는 친구로부터, 자연 풍경으로부터? 일상에서 찾을 수 있는 아름다움의 순간이란 의외로 흔치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은 비일상적인 장면에 쉽게 매료되는 것일까요. 이 영화는 뱀파이어의 로맨스를 그린 판타지물인데요. 엄청나게 허무맹랑하지는 않고, 묘한 현실감과 설득력을 갖고 있어요. 아마도 영화에서 다루는 고독과 사랑이 현실적이고 보편적인 감정이기 때문이겠지요. 이 영화는 종종 시적인 방법으로 이미지를 제시해 분위기를 만들기도 합니다. 영화 초반부 끊임없이 돌아가는 LP판이 쓸쓸하고 지루해 보이는 건, 끊임없이 지속되어야만 하는 뱀파이어의 삶이 그러하기 때문이겠지요. -신이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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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건

  • 손석호

    도...시코? 드시코 아닌가여

    • 2026-09-26 18:12:35
    손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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