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비평] 2026년 5월 월 장원 선정 / 성현아 문학평론가
- 작성일 2026-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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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멘토 성현아입니다. 잘 지내고 있지요? 저는 학기 말이라 기말고사 출제도 하고 이것저것 처리하느라 바쁘게 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해야 할 일도 많고 쓰고 싶은 글도 많아 바쁘실 텐데 5월에는 많은 비평문들을 성실히 작성해서 올려주셨더라고요. 놀랍고 멋졌습니다. :) 여러분의 비평이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을 시간이 될 때마다 찾아보곤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추천 콘텐츠를 여러분이 작성해주시는 듯한 인상을 받아요. 비평을 통한 즐겁고 유익한 소통 같습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를 널리 알려주세요. 제가 볼게요!
* 감상&비평 게시판 월 장원
5월에 올려주신 비평문들은 편수도 많았고, 각각의 문제의식도 무척 유의미했습니다. 저도 많이 배우고, 또 끄덕이면서 읽었습니다. 대부분 월장원으로 선정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완성도 높은 글들이어서, 이번에는 후보 선정부터 특히 어려웠습니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문제의식이 뚜렷하고 논지를 깊이 확장해냈다고 판단되는 세 편을 후보로 선정했습니다. 월장원 후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화자, 「김멜라에 대한 단상 - 형용될 수 없는 것을 형용하기, 음악의 희망성에 대하여」
-매화, 「10대에게 사랑은 무엇인가? - 소설 『급류』와 『구의 증명』을 통해」
-KDH, 「악과 부조리와 예술」
이 중 5월 장원으로 화자님의 「김멜라에 대한 단상 - 형용될 수 없는 것을 형용하기, 음악의 희망성에 대하여」을 선정했습니다. 축하합니다. 기존의 비평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김멜라 작가의 작품을 읽어내려는 시도가 굉장히 참신하게 느껴졌어요. 김멜라의 인물들이 세계를 향해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보다는 세계로부터 유리된 상태에서, 음악적 리듬을 통해 운동성을 만들어낸다는 분석이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화자님의 비평에서 보이는 큰 장점은 배치하는 능력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작품을 해석하고 의미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시대에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어떻게 변별되는지, 그래서 이 작품이 어느 위치에 놓일 수 있는지까지 고려한다는 점이 돋보였습니다. 작품의 의미를 읽어내는 동시에 그 작품이 놓일 적절한 자리를 찾아준다는 점에서, 거시적인 시선이 느껴지는 글이었어요.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장원으로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약간 우려되는 것은 불분명하고 충분히 정리되지 않은, 그러나 세련되고 멋져 보이는 개념들을 다소 과잉되게 활용하는 측면도 없지 않아 보여요. 말씀드렸던 것처럼, 가령 “음악적인 물질성”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데, 이것이 언어화된 리듬감이나 운율을 뜻하는 것인지, 아니면 음악이라는 비가시적 매체의 감각성을 문학이 차용하는 것을 의미하는지 알기 어려웠는데, 사실 음악성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것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구체화될 필요가 있어 보여요. 더욱 정확하게 개념을 정립하거나 아니라면 조금 덜어내어 심플하게 표현할 필요도 있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고민해보시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려요. 장원 선정인데 잔소리가 길었네요. 다시 한번 축하해요!
매화님의 「10대에게 사랑은 무엇인가? - 소설 『급류』와 『구의 증명』을 통해」도 굉장히 흥미로운 글이었습니다. 10대에게 사랑받은 두 소설을 중심으로 10대 독자들이 흥미로워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탐구하고, 파괴적인 사랑에 매몰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자세히 분석해 주었어요. 불안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인물들의 관계를 추동하는지에 대한 사유에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인용의 출처가 불분명하고, ‘10대 유행 문학’이라는 명명의 근거 역시 아직은 좀 더 보충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장원으로 선정하지는 못했지만, 10대로서 10대 독자와 이들의 문학적 감각을 살피려는 시도가 무척 의미 있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KDH님의 「악과 부조리와 예술」 또한 인상적인 비평이었어요. 악인에게 서사를 부여해도 되는지, 예술은 악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질문하고, 이에 대한 자기만의 해답을 마련해가고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조커>와 <택시 드라이버>, <액트 오브 킬링>, <침묵의 시선>과 같은 작품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은 것 또한 탁월하다고 느꼈어요. 자신이 다루고 싶은 주제에 맞는 대상 작품을 잘 선정하는 것 역시 비평가의 중요한 안목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완성도 높은 비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여러 문제를 두루 다루려다 보니 주제가 좁혀지지 않은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어요. 결말에서 “오늘 하루는 악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어떨까”라고 권유하는 문장 역시 글이 제기한 문제의식의 무게를 충분히 감당하지는 못한다고 생각이 들어, 그런 점들을 보완하면 더욱 좋은 비평이 될 것 같습니다.
* 이달의 콘텐츠 :
이달에 추천하고 싶은 콘텐츠는 백수린 작가의 소설집 『여름의 빌라』(문학동네, 2020)입니다. 재미있는 (저에게만 재미있을까 걱정입니다만) 에피소드가 있어서 하나 이야기해보고 싶은데요. 장면만 기억나고 제목은 기억나지 않는 영화가 있잖아요. 저도 그런 작품이 있었어요. 친구들에게 매번 묻고 다녔어요. 친하게 지냈다가 멀어진 두 여자가, 사이 좋았던 시절에 웃으면서 폭우 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으로 끝이 나는 영화 제목이 뭐냐고요. 정말 아무도 모르더라고요. 인상 깊게 봤던 영화라 다시 보고 싶었는데 끝내 못 찾았죠. 그런데 오랜만에 백수린 작가의 소설집을 다시 읽는데, 「시간의 궤적」이란 작품이 제가 애타게 찾던 그 영화인 거예요! 정확히는 소설이죠. 영화화된 적이 없으니까요. 너무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저는 이 소설을 장면으로 시각화해서 기억하고 있었을까요. 정말 한 편의 영화를 본 것처럼. 어떻게 문장이 그런 일을 가능하게 할까, 너무 놀라웠어요. 조금 바보 같을지 모르겠지만, 저는 늘 그런 것이 신기합니다. 어떻게 활자로 분위기를 만들고, 그 감각을 독자에게 실제처럼 느끼게 할까. 그런 것이 문학의 힘이겠지요. 백수린 작가의 소설은 담론이나 메시지보다 먼저, 어떤 감각을 독자에게 따라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여름의 빌라』는 무엇도 쉬이 낭만화하지 않지만, 읽고 나면 낭만적인 감각들이 황홀하게 남는 그런 작품이에요. 삶을 긍정하게 만드는 힘을 주는 작품 같아서 추천해 보아요. 수록작 중 특히 표제작 「여름의 빌라」와 「시간의 궤적」, 「흑설탕 캔디」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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