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2025년 5월 월 장원 선정 / 서윤빈 소설가
- 작성일 2025-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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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소설 게시판 글티너 여러분.
서윤빈입니다.
5월은 역시 행사도 많고 1학기의 몸통에 해당하는 시기이다보니 여러분 모두 바쁘셨던 것 같습니다. 다행이라면 다행히도 저도 바빴으니 서로 모종의 공모 관계가 성립했다고 볼 수 있을지도요 ㅎㅎㅎ
피드백을 하면서 게시판에 자주 들여다보니까 한동안 소설을 열심히 올리시다가 좀 뜸해지시는 분도 보이고, 그 반대이신 분도, 늘 꾸준하신 분도 보입니다. 여러분들이 마감 노동자도 아니고 당연히 현실이 더 중요하시기야 하겠습니다만! 어쩐지 마음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제가 강연만 나가면 소설 쓰고 싶으면 의대를 먼저 가라고 농담반진담반으로 이야기하기는 합니다만, 글틴까지 찾아서 들어와 주시는 여러분들께 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이 정도로 코가 꿰였으면 하셔야죠 뭐. 아무튼 다들 잘 지내시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뭐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5월 동안 제가 주목한 작품의 목록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번 달은 소설 수가 적었던만큼 작품 수도 좀 적네요 ㅜㅠ
1. 김희수, <Go>
2. 하늘, <부재와 잔재>
김희수님의 <Go>는 문제적인 인물을 관찰한다는 관찰자 소설의 기본을 잘 따르고 있는 소설이었습니다. 문제시하는 인물의 캐릭터도 재미있고, 관찰하는 나의 캐릭터도 관찰대상인 문제적 인물과 딜레마를 빚고 있어 좋습니다. 후반부의 과단한 전개가 조금 아쉽기는 합니다만, 무엇을 의도한 것이었는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소설을 모종의 레고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올바른 자리에 들어간 블럭이라고는 충분히 말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님의 <부재와 잔재>는 도약이 좋은 문장이 많았습니다. 제가 피드백에서도 짚은 것처럼 ‘그날 오전에는 비가 왔고 그녀는 빨간 장화를 신었다’ 같이 무심하게 툭 던지면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는 문장들이 좋은 울림을 만들어냈습니다. 소설의 서사는 다소 아쉬웠습니다. 좋은 문장과 표현을 뒷받침해줄만한 더 탄탄한 이야기가 있었더라면 더욱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만 그것이 장점을 가릴만한 약점으로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두 소설 사이에서 오래 고민한 결과 2025년 5월 월장원으로 하늘님의 <부재와 잔재>를 선정하게 되었습니다. 하늘님 축하드립니다. 이번 작품에서 보여주신 것과 같은 좋은 문장과 섬세한 표현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긴 작품들을 써 주시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문장과 도약에 있어서는 이미 특유의 감각이 있으신 것 같으니 서사를 운용하는 것에 좀 더 신경 써서 습작하시면 분명 더 좋은 작품을 써나가시게 될 거라고 믿습니다.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 )
## 콘텐츠 추천
## 소설
<유빅>, 필립 K 딕
제가 진행하는 <화면 밖 독서회>에서 5월에 읽은 책인데요. 오랜만에 다시 읽었는데, 시간이 지나서 읽으니 제가 더 발전한 것인지는 몰라도 더 좋더라고요. <유빅>의 최대 장점은 작가의 완벽하지는 않은 연출과 문장을 압도하는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설명해내는 미스테리 구조입니다. 이번 달도 그렇고 지난 3, 4월도 그렇고 독자에게 진실을 숨기는 방식으로 서스펜스를 만드는 것을 시도해 보신 분들이 꽤 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늘 소설 수업을 할 때 독자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고 100% 전달하려고 해도 독자는 이해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고 강조하는데요. <유빅>은 그것의 가장 좋은 예시입니다. 인물들이 계속 상황을 정리하고 평가하고 해석하려고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소설의 아이디어와 미스테리 그 자체가 압도적이기 때문에 독자는 계속 궁금증에 붙들려 페이지를 넘기게 됩니다. 여러분들의 소설에도 큰 도움이 될 소설이라 믿고 추천드립니다.
## 만화
<던전밥>, 쿠이 료코
아마 아실 분들은 다 아실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추천을 해야하니까 추천하겠습니다. D&D 판타지를 요리라는 관점으로 풀어낸 점이 재미있습니다. 몬스터들에 관한 디테일한 설정이 압권이지요. 독특한 세계관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거의 교보재라고 할 정도로 훌륭하고 재미있는 요소들이 많습니다. 참고해보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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